2~3배 올랐다가 도로 원점, 영도 ‘바다뷰 가성비 아파트’ 미스터리
외지인 몰려 18평 한때 3억 육박
4년 만에 9500만 원으로 제자리
다주택자 규제·시들한 재건축 탓
한때 외지인 매수세 유입으로 세 배 가량 가격이 올랐던 부산 영도구의 바다 조망 아파트들이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회 기자 jjh@
한 채 1억 원도 안 하는 바다 조망 아파트로 인기를 끌며 1년 만에 세 배가량 값이 뛰기도 했던 영도구의 아파트가 최근 다시 매매가 1억 원 이하로 폭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영구 바다 조망과 재건축 기대감에 힘입어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갓성비’ 아파트로 전국적 인기를 끌었지만, 또 그 덕에 외지인들이 매물이 나오는 ‘족족’ 쓸어 담았지만 4년여 만에 ‘매도 대상 1순위’ 신세가 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분위기, 재건축 아파트 투자 매력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영도구 함지그린 아파트 62㎡(18평형) 2채가 지난달 각각 9500만 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는 2019년~2021년 1월까지 실거래가가 7800만~8000원 정도였지만 ‘바다뷰 가성비 아파트’로 급부상, 외지인들의 손을 타며 2022년 3월에는 실거래가 2억 8000만 원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흘러 현재는 호가 9000만 원 매물까지 나와 있는 상황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바다 전면부가 아닌 뒷동 18평도 과거 2억 원대에 팔리다 지금은 1억 원 미만으로 매물이 나온다”면서 “23평 뷰 좋은 집들도 팔리지 않아 결국 1억 2000만 원대까지 떨어져 거래되기도 했는데, 가격 메리트가 있어서인지 지금도 간혹 외지 사람들이 와 급매를 매집해 가곤 한다”고 말했다. 영도구 절영 2차 아파트도 65㎡(20평형)이 2021년 최고 2억 1400만 원까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9500만 원에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영도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는 부산에서 가장 심각해 지난주(5월 4일) 기준 -0.14% 변동률을 보였고 이에 앞서 지난 몇 달간 -0.13~-0.11% 하락세를 보이며 부산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영도구 저가 아파트의 경우 과거 외지인이 투자용으로 산 집을 부산 사람들이 2차로 고가에 매입한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이들이 매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던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최근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분위기에 더해 지방선거 이후 있을 추가 규제, 공사비 상승 등으로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진 점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영도구 저가 아파트 매수는 영도구 주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서 2021~2022년은 수도권 규제 등의 영향으로 취득세 부담이 적은 지방의 공시가 1억 원 이하 아파트로 뭉칫돈이 몰리던 시기였고, 함지그린은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전국 부동산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외지인들이 단체로 관광버스를 타고 내려와 1억 원도 안 되는 집을 마구 쓸어갔고, 서울 사람들이 보기에는 집값이 너무 싸 한 라인을 사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있었을 정도”라고 회고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