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사청 방산혁신클러스터 선정, 남부권 MRO 산업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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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전남, 조선 역량 산업벨트 연결
산업 구조 전환, 첨단 방산 도약 신호탄

스마트함정 MRO 기술 시연 전후 인공지능(AI) 이미지. 경남도 제공 스마트함정 MRO 기술 시연 전후 인공지능(AI) 이미지. 경남도 제공

방위사업청의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기반 구축 공모에 부산·울산·경남·전남이 선정된 것은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세계 조선업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상선만으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함 MRO는 단순 정비를 넘어 첨단 전자·AI(인공지능)·사이버보안·정밀 부품 기술 적용이 필수적인 분야다. 우수한 제조 역량과 경험을 축적한 한국으로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어 좋은 기회다. 선박 건조와 수리, 기자재 산업 기반이 집적된 남부권이야말로 첨단 방산 서비스 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는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부산·울산·경남·전남이 컨소시엄을 꾸려 진행되는 초광역 협력 프로젝트라는 특징이 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490억 원(국비 245억 원, 지방비 245억 원)을 투입한다. 부산 영도와 사하 일대 수리조선업체, 창원의 방산 제조업체, 울산의 스마트 조선 역량이 산업벨트로 연결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특히 함정 MRO 시장을 놓고 미국과 유럽의 대형 방산업체 간 격돌이 시작된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 확보는 최우선 과제다. 조선업 기반의 동남권 산업 지형을 미래 방위산업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국가 전략의 재편 방향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산혁신클러스터 선정은 동남권 제조업 재도약의 기회이자 시험대다. 관건은 지역별 이해관계에 갇히지 않고, 각자의 강점을 살리되 서로 보완하면서 협력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강서구 일원에 ‘함정 MRO 방산 품질인증센터’를 구축하고, AI 기반 MRO용 비파괴검사 로봇 개발, 미 해군 함정 정비 자격(MSRA) 컨설팅을 추진한다. 울산은 울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MRO 인력양성센터’를 구축하고 AI·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정비 기술과 전문 인력 양성 분야에 주력한다. 경남 창원·거제·통영·고성은 공동으로 함정 MRO 보안·방산 수출 지원 등 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지역 산업 구조 전환과 국가 방산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루려면 단기적 성과와 시설 구축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공급망에 참여하고 자체 기술력과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학연 연계와 장기 인력 양성 전략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국가 산업 전략을 분명히 세우고 이를 초광역 협력체를 통해 구현되도록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성이 높은 로드맵을 짜야 한다. 나아가 장기적 안목의 국가 투자 계획도 필수적이다. 해외 함정 MRO 시장 진출과 외교적 수주 지원까지 국가 차원의 전략이 뒷받침될 때 남부권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방산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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