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기 먹는 하마’ AIDC 전력망 확보 ‘사활’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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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량 많고 수요 수초 내 급변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서도 사고
기존 전력망으론 감당하기 어려워
고용량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전기 직거래·지열발전 대안 부상
PPA 담은 ‘AIDC 특별법’ 통과
재생 한정 탓 실제 활용엔 한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당면 과제로 부상했다. 사진은 SK텔레콤의 최신 GPU클러스터 모습. SK텔레콤 제공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당면 과제로 부상했다. 사진은 SK텔레콤의 최신 GPU클러스터 모습. SK텔레콤 제공

지난 4일 북미전력신뢰도공사(NERC)는 최고단계인 ‘레벨3’ 경고를 발령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전력망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조치였다. 불과 수초 사이에 발생하는 대규모 전력수요 급락은 전력 운용사가 대응하기 어려워 전력망 안정성을 위협한다. 우리 정부도 최근 부처간 협력 체계를 가동하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한 조치에 나섰다.

■전력 많이 먹고 까다롭기까지

거대 AIDC는 전력 소모량도 막대하지만 전력 품질 요구수준도 높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문기업인 인트롤(Introl)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인증하는 무정전 전원장치(UPS) 시스템은 전압 변동을 ±1% 이내로 조절해야 한다.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6% 이상의 전압 변동에 대처할 수 있고 국내 전기사업법상 전압 변동 허용오차가 ±5%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우 엄격한 기준이다.

인트롤은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의 데이터센터에서 47초간 발생한 전력문제로 65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NERC의 경보도 데이터센터의 보호 회로가 전압 교란을 감지하고 민감한 장치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전력망에서 이탈한 것이 원인이었다.

AIDC는 자체 전력 소모량도 짧은 시간에 큰 폭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소모량을 기록하지만 매우 짧은 순간 전력 소모량이 급변하는 것이 AIDC 특징이다.

■배터리로 해결

AIDC가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전력망의 안정성에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다양한 해법이 제기되고 있다. 기본 해법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이다. 수초 만에 발생하는 100MW 이상의 전력수요 변화는 디젤발전기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고용량 배터리 시스템으로 짧은 순간 즉각적으로 대량의 전력을 공급하는 ESS가 활용된다.

최근 국내에서 ESS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AIDC 때문이다. iM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ESS가 기존 신재생 에너지의 보조 인프라 수단에서 AIDC의 전력 품질을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전환”됐다면서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기존 전기자동차(EV)용 셀 라인을 ESS용 셀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급증하는 ESS 수요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AIDC가 GW 규모로 커지면서 ESS로 AIDC의 전력 수요나 품질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 직구매

전력량과 품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AIDC인 ‘하이퍼스케일러’는 발전소에서 전기를 직접 매입하는 전력직거래(PPA) 방식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PPA를 통해 ‘전력계통혼잡’을 피하고 전력시장 수급 불균형, 전력요금 인상 문제에 따른 전력요금 인상 논란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AIDC특별법 논의과정에서도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AIDC가 지어질 때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막기 위해서도 PPA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수요가 있던 부분을 그대로 두고 ‘지산지소’ PPA를 통해서 파이(전력 규모)가 더 커진 상태에서 (AIDC 전력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회를 통과한 AIDC특별법은 PPA의 대상을 재생에너지로 제한해 기존 법안과 차이가 없다. LNG를 PPA 대상에 넣는 내용은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법사위에서 삭제됐다. 반면 해외에선 PPA 대상에 LNG는 물론 원전까지 포함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20년 장기 PPA를 체결해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 1호기 재가동을 이끌었다. 재가동되는 835MW의 전력은 100% 마이크로소프트의 AIDC에 공급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펜실베이니아주 원전을 통해 2042년까지 1920MW 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PPA를 체결했다.

■자가발전도

ESS, PPA 등 대안에도 불구하고 전력 공급이 AIDC 건설의 발목을 잡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AIDC를 기존 전력망에 연결시키는 일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AIDC에 발전시설까지 직접 만들어 기존 전력망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자가발전(BTM, behind-the-meter) 시스템이 부각되고 있다.

AIDC에 최적화된 품질을 유지하는 전력을 데이터센터에서 직접 생산하면 기존 전력망에 연결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나 송전비용을 모두 없앨 수 있다. 이 때문에 AIDC 투자가 급한 빅테크 기업들은 BTM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미시시피주에 BTM 가스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GW의 전력을 AIDC에 공급할 예정이다. 메타 역시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전력을 모두 BTM 방식(가스발전)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재생에너지를 PPA로 수급하는 메타가 BTM 가스 발전을 도입한 데 대해선 전력 안정성을 PPA만으로는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BTM 발전원으로는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장관도 최근 국회에서 “AIDC를 운용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LNG, 원전, SMR 등을 포함해서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AIDC 전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지열 발전까지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미국 지열 스타트업 퍼보에너지(Fervo Energy)는 차세대 지열 발전 기술로 AIDC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기업공개(IPO)에 성공,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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