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향에 속아…흡연 청소년 77% ‘가향담배’로 시작
‘가향’ 사용자, 흡연 계속 가능성 1.9배 높아
31일 금연의 날 맞아 가향담배 위험성 알리기
질병관리청·교육부 등 카드뉴스 배포 등 홍보
클립아트코리아
흡연하는 청소년의 77%가 담배를 처음 시작할 때 ‘가향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의 맛과 향이 청소년이나 젊은 층을 쉽게 흡연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향담배는 멘톨, 과일, 초콜릿 등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제조한 담배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맛과 향이 들어간 액상제재를 첨가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국가금연지원센터는 금연길라잡이 자료를 통해 최근 흡연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청소년에서는 가향담배 마케팅이 활발한 액상형·권련형 전자담배 사용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27일 밝혔다.
2024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77.3%가 처음 담배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사용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로 가향담배를 시작한 청소년은 86.3%였고, 이 중 여학생 비율이 88.8%로 남학생(84.8%)보다 높았다.
가향담배는 일반담배(궐련)의 쓴맛과 매캐한 냄새, 목의 자극 등을 가려서 덜 해로운 제품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은 이행지침에서 ‘가향성분은 담배·니코틴 제품의 맛과 냄새를 개선해 제품을 더 쉽게 사용하도록 하며, 신규 사용자를 유인하고 기존 사용자의 지속 사용에 기여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2022년 연세대 김희진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가향담배로 흡연을 처음 시도한 경우, 비가향담배보다 ‘현재 흡연할’ 확률이 1.4배 높았다. 해외 연구에서도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2년 후에도 흡연을 계속할 가능성이 비가향 제품 사용자보다 1.9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가향성분은 담배의 위험을 덜 느끼게 하는 도구일 뿐, 담배 유해성을 줄이진 않는다고 지적한다. 특히 첨가된 향료나 당류가 전자담배 기기를 통해 가열돼 에어로졸 형태로 폐로 흡입될 경우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소년 때 흡연을 시작한 경우, 25세에 시작한 사람보다 60세를 기준으로 폐암 발생률이 3배나 높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오는 31일 ‘제39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카드뉴스를 배포한다고 27일 밝혔다. 또 교육부도 17개 시도교육청·한국교육환경보호원과 함께 ‘전자담배의 오해와 진실’에 대한 카드뉴스를 배포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가향담배는 덜 해로운 담배가 아니며, 청소년과 청년층 흡연의 관문이 되고 장기적으로 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가향담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