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중독, 플랫폼 책임으로 전환해야…KISDI 보고서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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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책임에서 플랫폼 책임으로 정책 패러다임 전환 필요
무한 스크롤·자동 재생 등 중독적 설계, 강박적 이용 유발

주요 국가의 소셜미디어 접근 규제 모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제공. 주요 국가의 소셜미디어 접근 규제 모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제공.

아동,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과 관련,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중독을 유발하는 설계를 의도적으로 선택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어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일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 누구의 책임인가? - 개인의 책임을 넘어 플랫폼의 설계 책임을 묻다’ 보고서에서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플랫폼 기업의 목표가 이용자가 머무는 체류 시간을 최대한 연장해 더 많은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은 인간 심리의 취약성을 파고들기 위해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푸시 알림,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추천 등 중독적인 설계를 의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무한 스크롤은 사용자가 페이지를 넘기거나 클릭하지 않아도 콘텐츠가 끊임없이 로딩돼 끝을 알 수 없게 만드는 설계다. 이는 사용자가 이용을 멈추고 인지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멈춤 신호’를 제거하여 ‘시간 안개(Time Fog)’ 상태(시간 가는 줄 모르는 상태)를 유발한다.

자동 재생은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다음 콘텐츠를 강제로 노출함으로써 선택 설계의 기본 설정을 ‘지속’으로 고정한다. ‘당겨서 새로고침’(Pull-to-refresh) 기능도 보상(새로운 또는 재미있는 콘텐츠 등)이 언제 나올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 도파민 분출을 유도한다. ‘좋아요’ 수, 공유 수 등도 수치로 표시돼 사회적 인정 욕구를 자극한다. 접속 유도, 푸시 알림 등은 야간에도 전송돼 재접속을 유도한다. 알고리즘 기반의 ‘중독성 피드’(추천 서비스)는 사용자의 취향과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플랫폼 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토끼굴 효과) 콘텐츠를 우선 배치하는 설계 방식이다. 이런 중독적 설계는 성인에 비해 자기 절제 능력이 덜 발달한 아동·청소년에게 더 치명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소셜 미디어 중독 문제와 관련, 중독 책임을 개인이 아닌 원인 제공자인 플랫폼 기업에 직접 묻는 구조적 규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호주나 인도네시아에서는 특정 연령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가입 및 접근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접근 규제 모델’을 채택했다. 미국 뉴욕주나 EU 등은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중독성 알고리즘 피드와 알림을 통제하고 ‘안전 중심 설계(Safety by Design)’를 의무화하는 ‘설계 규제 모델’을 택했다. 플랫폼을 결함 있는 제품으로 간주해 기업에 대규모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미국의 ‘손해배상 청구 모델’도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KISDI 성욱제 연구위원은 국내에 실효성 있는 제도 구축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했다. 우선 접근 규제와 설계 규제의 장단점을 비교해 한국 사회에 적합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연령 보증(Age Assurance)’ 기술 로드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EU의 사례처럼 대국민 의견 수렴 절차나 실제 당사자인 청소년의 목소리를 정책 설계에 반영하는 참여형 거버넌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규제와 관련해선 관련 부처 간 협력 및 연계가 원활할 수 있는 통합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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