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먼 이웃’ 진주-사천, 경제 동맹 현실화 하나
11일 상생협력 강화 방침 발표
진주-사천 관계 경색 후 2년 만
지방선거 국힘 후보 협약 ‘물꼬’
조규일 진주시장이 11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9기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사천시 상생협력 강화’ 등 시정 방침을 밝히고 있다. 김현우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의 진주-사천 행정통합 발언 이후 다소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양 지자체 관계가 민선 9기 들어 반전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박동식 사천시장이 먼저 양 지역 경제협력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조규일 진주시장 역시 이에 화답했기 때문이다.
조규일 시장은 11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9기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 소감과 함께 향후 시정 운영 방향을 밝혔다. 조 시장은 “이번 당선은 개인의 승리가 아닌 진주 시민 모두의 승리”라며 “민선 9기는 통합의 시정, 시민의 시정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으로는 △우주항공산업 중심도시 도약 △공공기관 2차 이전 추진 △발전공기업 본사 유치 △진주 여객자동차터미널 개발 △원도심 활성화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
눈길을 끈 시정 방침은 ‘진주-사천시 상생협력 강화’다. 우주항공산업 활성화와 공공기관 2차 이전, 국도 33호선 우회도로 신설, 광역 쓰레기소각장 설치 등 양 지역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를 놓고 힘을 합치겠다고 선언했다.
조규일 시장은 “사천은 우주항공산업의 핵심 생산·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고, 진주는 교육·문화·체육·교통·의료 정주 여건과 함께 연구·산업 지원 기능을 키워갈 수 있는 도시다. 사천과 진주는 경쟁의 관계가 아니라 서부 경남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할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번 조 시장의 ‘진주-사천 상생협력 강화’ 방침은 앞서 지난 8일 박동식 사천시장 발언에 대한 화답이다.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과 비전’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은 진주시와의 협력에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박동식 시장은 “광역 쓰레기소각장, 국도 33호선 등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해 같이 협의할 수 있는 충분한 의지가 돼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진주시와 같이 의논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진주시와 사천시는 동일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지만 우주항공 산업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2024년 조 시장이 행정통합을 제시하면서 관계가 급격히 틀어졌다. 지자체 간 사전 의견 조율이 없었던데다 이 같은 제안이 당시 우주항공청 사천 개청 직전 기습적으로 이뤄지면서 사천의 반발을 샀다. 이는 결국 광역쓰레기소각장 설치나 국도 33호선 우회도로 신설 등 현안 추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흥미로운 점은 양 지자체 상생협력 강화의 물꼬를 튼 건 6·3 지방선거 당시 조 시장의 선거 경쟁 후보였던 국민의힘 한경호 후보라는 점이다. 조 시장이 당시 무소속으로 진주시장 선거에서 앞서 나가자 국민의힘 소속 한경호 후보가 상황 반전을 위해 박동식 사천시장 후보와 손을 잡았다. 두 후보는 지난달 28일 박대출(진주시갑)·강민국(진주시을)·서천호(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과 함께 ‘사천-진주 경제동행 시티’ 조성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재선에 성공한 반면 한 후보는 낙선하면서 협약이 흐지부지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는데, 민선 9기 시작 직전 양 양 지자체장이 협력을 선언하면서 냉랭하던 두 지자체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진주시는 향후 사천시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동 현안을 하나씩 점검해 협력 가능한 사업부터 실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