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의 연인 넘어 국가에 맞선 여성" 가네코 후미코 서거 100주기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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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자전적 삶 다룬 영화 제작

“가네코 후미코라는 폭탄을, 지금 일본 사회에 던지고 싶었습니다.”

지난 4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만난 하마노 사치 감독은 영화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를 통해 기존의 질서에 질문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는 100년 전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네코 후미코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독립운동가 박열과 함께 일본에 저항한 독립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다.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왕에게 폭탄을 던지려 했다는 일명 ‘대역사건’으로 체포돼 사형 판결을 받았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1926년 옥중에서 숨졌다. 가네코의 옥중 말년을 중심으로 그린 이 영화는 올해 서거 100주기를 맞아 지난 2월 개봉해 일본 전역에서 순차 상영되고 있다.

하마노 감독은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를 읽고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읽으면서 ‘이건 나잖아’라고 생각했다”며 “시대는 100년 다르지만, 남성 사회 속에서 내가 받아온 것과 후미코가 겪은 절망이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마노 감독은 1971년 핑크영화(저예산으로 제작된 극장 상영용 성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한국 영화 〈박열〉에서 박열을 보조하는 인물로 그려진 가네코 후미코를 보고는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제작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여성에 참정권도 없던 시대에 일본이라는 국가에 맞선 여성 가네코 후미코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마노 감독은 관객들이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발로 서고, 자신의 생각을 오롯한 자신의 말로 전하는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을 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으면 불편해도 그럭저럭 평온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자신을 버린 듯한 삶을 사는 사람이 많다고 느껴진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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