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경험률 감소세…과거 교제 상대에 의한 피해는 증가
성평등가족부 2025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발표
여성 42.5% “전 교제 상대가 불법촬영·딥페이크”
배우자도 13.4% 차지…친밀한 관계 성폭력 증가
‘2차 피해 방지 정책 필요’ 응답 45.7% 가장 높아
클립아트코리아
과거 교제 상대로 인해 불법촬영이나 딥페이크 피해를 경험한 여성(만 19세 이상 64세 이하) 비율이 4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경험은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헤어진 교제 상대에 의한 성폭력은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성평등가족부는 만 19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 남녀 1만 1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성폭력 안전실태조사는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로, 성폭력 실태 파악과 관련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응답자 중 평생 동안 통신매체 이용 피해 경험률은 2022년 9.8%에서 2025년 7.6%로 2.2%P(포인트) 감소했다. 성추행 피해 경험률은 같은 기간 3.9%에서 2.4%로 1.5%포인트 줄었다. 강간(미수 포함) 피해 경험률도 0.2%에서 0.1%로 줄었다.
반면, 여성 응답자 중 전 교제 상대에 의한 불법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 피해를 봤다는 응답이 2022년 13.8%에서 2025년 42.5%로 3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전 교제 상대에 의한 성추행 피해 비율도 5.6%에서 14.6%로 증가했다.
특히 불법촬영물·허위영상물 피해 여성의 경우 교제 중인 상대(18.1%)나 배우자(13.4%)에 의한 가해 비율도 상당히 높았다. 두 가해자 유형 모두 2022년에 비해 약 7%포인트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이를 통해 여성 대상 성폭력이 교제 상대나 배우자 등 가까운 관계 속에서 다수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폭력 피해 여성의 2차 피해 경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경험 여성은 ‘피해 사실을 주변 사람에게 말해봐야 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16.0%), ‘네가 그런 행동을 할 여지를 주었다’(12.6%) 등의 말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렇게 피해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피해 신고 등 피해자 대응을 위축시킨다.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수요 조사에서는 ‘2차 피해 방지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45.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안전한 생활 환경 조성’(33.0%), ‘피해자 지원 서비스 강화’(32.2%)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또한 성폭력과 디지털성범죄 관련 법과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75~88%로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친고죄 폐지(59.4%), 불법촬영물과 신상정보 삭제 지원(57.2%) 등 피해자를 보호하는 세부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평등가족부는 이에 대해 친고죄 폐지 등에 대한 제도 안내를 확대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대국민 인식개선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친밀한 관계에서의 성폭력 증가와 2차 피해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디지털성범죄와 교제폭력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