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존재감 커진 10대 부산시의회, 협치와 견제의 묘 잘 살려야
여소야대 국면 속 강무길 의장 선출돼
건설적 협조와 비판이 부산 미래 좌우
부산시의회. 부산일보DB
제10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시의회 의장이 확정됐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전반기 의장과 원내대표를 러닝메이트로 해 23일 실시한 경선에서 강무길 의원이 전반기 새 의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제10대 부산시의회는 다음 달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가게 됐다. 부산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이 국민의힘 다수 부산시의회를 상대해야 하는 여소야대 국면을 맞았다. 앞선 지방선거 결과들이 모두 같은 당의 시와 시의회 권력 장악으로 귀결됐던 것과 비교하면 새 정치 지형이 형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 의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하다고 할 것이다.
시의회 전반기 새 의장이 된 강무길 의원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사상 첫 원내대표 경선까지 가야 했던 당내 계파 갈등의 봉합이다. 자칫 당내 갈등이 의회 운영 과정의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어서다. 의장은 특정 계파의 대표자가 아니기에 소수 의견까지 당 내외를 막론하고 절차적으로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상임위원장 배분과 원 구성의 공정성 확보다. 특정 후보가 상임위원장 배분 구상까지 마치고 의장 경선에 임했다는 시의회 안팎의 소문을 잠재우지 않는다면 시의회가 제대로 작동하기를 바랄 수 없다. 자리 나눠먹기 논란이 생기는 순간 의회는 권력의 제1자산인 신뢰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면 시의회는 앞선 시의회와는 전혀 다른 길로 나서야 한다. 오랫동안 고착화해 온 ‘다수당이 곧 의회’라는 식의 운영에서 벗어나야 해서다. 국힘이 37석, 민주당 11석의 여소야대 국면이 됐지만 민주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된 만큼 협치는 필수적이다. 특히나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이 추진하려는 해양수도 비전에 힘이 실리려면 여야를 떠난 시의회의 건설적 협조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차제에 시장과 시의회 의장, 원내대표들이 참여하는 정례 정책협의체를 만들어 협치를 제도화할 필요성도 있다. 상임위별로 시 실무자들과 정책 간담회를 정례화해 쟁점을 투명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협치만큼이나 큰 시의회의 역할은 역시나 시정에 대한 견제라 할 수 있다. 견제란 비판의 목소리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시의회가 여야의 끝없는 대립과 갈등으로 비판의 목소리만 키운 끝에 정쟁만 남은 국회의 전철을 밟는다면 부산의 미래는 멈춰설 수밖에 없다. 제10대 부산시의회는 예산 심의와 행정 감사에서 객관적 근거와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견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건설적 비판과 대안 제시 능력이 있을 때라야만 시장도 소속 당을 떠나 시의회를 장애물이 아니라 정책을 검증하는 장치로 기꺼이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여소야대 국면을 부산의 위기로 만들지, 기회로 만들지는 새 시의회의 행보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