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구도 부산, 그리고 돔구장
부산에는 세계 유일의 야구 등대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부산 기장군의 ‘칠암항 남방파제등대’를 6월 ‘이달의 등대’로 선정했다. 일명 야구 등대로 불리는 ‘칠암항 남방파제등대’는 야구 배트와 야구공, 글러브 모양을 형상화해 부산의 야구 사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해안 랜드마크이다.
야구 등대는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기억하는 기념비로, 수많은 관광객과 야구 팬들의 성지로 등극했다. 이 등대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9전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감동의 순간이 담겨 있다.
세계 유일의 야구 등대가 있는 해양문화도시 부산이 요즘 ‘구도(球都) 부산’으로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쏘아올린 다목적 북항돔구장(개폐식) 공약 때문이다.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구역 랜드마크 부지에 다목적 돔구장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이다. 막대한 예산 조달 문제나 북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돔구장이 적절한가 등 논쟁을 떠나, 부산 시민이라면 ‘구도 부산’에 걸맞는 제대로 된 돔구장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는 데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구도 부산’이라는 별명답게 부산에는 도시 역사와 문화 전체에 야구DNA가 깊게 새겨져 있다. 세계 유일의 야구 등대인 ‘칠암항 남방파제등대’를 비롯해 사직야구장 광장에 세워진 ‘무쇠팔 최동원 동상’은 ‘구도’ 부산의 자존심이다. 사직야구장은 ‘사직노래방’으로 불릴 만큼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주황색 비닐봉지(봉다리 응원), 신문지 응원, 그리고 떼창으로 외치는 “마!” “쫌!” “아주라” “쎄리라” 응원 구호는 부산만의 독특한 야구 응원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야구 경기 후반에 사직구장에서 울려퍼지는 ‘부산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단순한 응원가를 넘어 ‘제2의 부산시가(市歌)’가 되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44년이 지난 지금, 원년 멤버 6팀 가운데 구단명이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팀은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뿐이다.
앞으로 부산에 건립될 돔야구장은 ‘구도 부산’의 100년을 상징할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어야 한다. 전재수 차기 부산시장은 ‘북항돔구장’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부산시의 재정 여건, 부지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과 투명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돔야구장 모델과 위치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