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존 경쟁 내몰린 지역 건설업 회생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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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급 공사 수주전·업역 갈등도 격화
지방 주택 수요 증가·대출 차등화를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서울 부동산 시장이 주택 가격 상승과 증시 수익 자금 유입 기대감으로 불장을 이어가지만, 지방은 악성 미분양이 적체되는 등 건설경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6월 전국 주택사업 경기 전망 지수’를 보면 서울은 97.5를 기록했다. 전망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인데 부산은 70에 그쳤다. 1가구 1주택 위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지방의 매수 수요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전망이 악화한 것도 원인이다. 4월 부산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923가구로 대구(3891가구), 경남(3402가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수도권과 지방의 건설경기 온도 차가 심각한 것이다.

이처럼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지역 건설업체들이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민간 공사 비중이 높았던 건설사마저 관급 공사에 뛰어들면서 수주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관급 공사는 민간 공사에 비해 물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고 수익성이 낮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많은 건설사들이 관급공사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사업 안정성을 담보로 현금 창출과 수주 실적 효과를 보고, 미분양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급 공사 비중이 높았던 중견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체 시행 민간 공사도 줄어드는 데다 재개발·재건축 핵심 사업지 입찰에서도 대형 건설사에 밀리기 일쑤다.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간 업역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4억 3000만 원 미만 전문공사에 종합건설업체의 진출을 막아 놓은 ‘보호기간’을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끝내고 업역을 전면 폐지해 달라고 주장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상호시장 허용제도가 종건업체의 전문공사 시장 진입 확대, 소규모 공사 입찰 과열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해 업역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여기에다 현행 4억 3000만 원 미만까지인 종합건설업체 수주 제한 범위를 10억 원까지로 상향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건설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업역 간 영역 다툼이 갈수록 커지는 것이다.

지방·중소 건설사들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사비 상승 여파, 미분양 증가, 자금조달 환경 악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 책임 범위 확대라는 리스크도 안아야 한다.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의 건설경기 양극화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 후방 연쇄효과가 큰 건설업 특성을 고려해 지방 주택 수요를 늘리고 대출 규제를 차등화하는 등 중소 건설사 상황에 맞는 ‘핀셋 지원’이 절실하다. 수도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방의 미분양 주택 수요를 높일 수 있는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등 전향적인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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