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증시…코스피, 또 5%대 급락
장중 9% 빠지며 서킷브레이커 발동
반도체 쏠림에 변동성 극심해져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9.09포인트 내린 8,411.21에, 코스닥은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고”
전날 5%대의 급등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다시 5%대 하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이 전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117.12포인트(1.31%) 내린 8813.18로 출발했으나 오전 10시 30분을 전후해 낙폭을 급격히 키웠다.
장중 한때 지수가 9%가량 빠지면서 오전 11시 12분에 매도 사이드카가, 낮 12시 10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사흘 전인 23일에 이어 올해만 벌써 다섯 번째다.
이날 증시 급락의 도화선은 지난밤 주춤한 뉴욕 증시였다. 애플이 메모리 반도체 품귀를 이유로 전 제품 가격 인상과 차세대 칩 로드맵 수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빅테크 전반의 투매가 쏟아졌다. 시장 전반에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완제품을 판매하는 빅테크들의 마진이 줄어든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다만 이날 하락세는 글로벌 메모리 D램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날 일본 닛케이255지수가 4.15%, 대만 가권지수가 3.64% 내린 것에 비해 코스피는 더 큰 낙폭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 57%가 쏠린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라며 “실질적으로 쏠림 현상과 그에 따른 수급 변동성 확대가 오늘 급락의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30%와 8.36% 급락한 33만9500원, 267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장중 한때 10% 넘게 추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코스피는 6월 한 달 들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달 19거래일 동안 종가 기준 하루 등락률이 4% 이상이었던 거래일이 여덟 번에 달한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하루 만에 지수가 901.71포인트(9.99%) 빠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형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24일 장중 97.78까지 치솟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4조 6265억 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8조 1898억 원을 순매수, 기관은 3조 7843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전날 1542.7원으로 장을 마쳐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주간 거래 중 1550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다만 오후 들어 하락 반전하며 1532.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한편, 코스닥도 이날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로 마감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