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檢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론…與 내부 ‘신중론’도 확산
국힘 “박종철 ‘탁치니 억’ 진실 됐을 것” 반대 총력전
폐지 여론 악화, 與 신중론 확산에 대여 공세 강화
민주, 당권주자 고민정까지 “대안 있나” 제동
반면 선명성 내세운 정청래 “닥치고 폐지” 논란 확산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김동아 의원, 진보당 손솔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과 함께 한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장윤기 사건’의 여파 속에서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데 대한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 보이콧’을 유지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보이고, 무엇보다 여권 내부에서 ‘신중 검토’를 주문하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다수는 여전히 폐지를 고수하고 있고, 무엇보다 강성 지지층의 ‘표심’에 기대야하는 유력 당권주자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내부 논란은 점차 거세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13일 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해 “절대 불가”를 외치며 전면적인 대여 공세에 나섰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수사권은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핀”이라며 “반드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폐지가 1987년에 이뤄졌다면 박종철 군의 공식 사인은 원인 불명의 심장마비가 됐을 것이고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브리핑은 진실이 되고 말았을 것”이라며 “검찰이든 경찰이든 충분한 견제를 받지 않으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SNS 글에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힌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8월 17일 전당대회 이전 처리 방침을 철회하라”면서 “헌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입법 폭주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경찰 출신인 서범수 의원은 친여 유튜버 김어준 씨가 장윤기 사건을 두고 ‘이런 정도의 사건은 1년에 몇 건씩이나 있다’고 한 데 대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공감 능력마저 상실한 최악의 망언이자 2차 가해”라면서 “본인의 딸이 이런 비극을 당했어도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내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부치는 데 대한 반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홍기원 의원은 이날 검찰의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에 구더기가 생기는 정도의 일이라면 저도 보완 수사권 전면 폐지에 찬성하겠다. 하지만 국민 가슴에 피멍이 들고 범죄자가 법망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이기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개정안은 성폭력, 아동·청소년 학대, 장애인·노인 학대, 가정폭력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 등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남희·김동아, 진보당 손솔 의원도 이날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와 함께 가진 국회 기자회견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개정된다면 피해자 권리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형사소송법 개정은 피해자 권리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신중한 논의를 촉구했다. 여기에 이소영 의원은 “이미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박탈했고, 관련사건의 인지수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전제에서는 경찰이 넘긴 사건에서 ‘혹시 경찰이 빠뜨린 게 없는지’ 검찰이 찾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막을 이유는 없다”며 “당내 선거로 인한 논의 왜곡이 일어나지 않도록, 차분히 논의하고 선거 이후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전당대회 이후 폐지 여부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당 대표로 출마한 고민정 의원 역시 “일단 폐지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자는 것은 집권 여당 자세는 아닐 것”이라며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전 총리 등 당권주자들에게 “민생범죄 수사 사각지대를 어떻게 보완할 건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국민적 우려에 어떤 대응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정 전 대표는 여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여권 내부의 신중론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좀 더 토론하자, 숙의하자, 보완하자’ 등등 이것은 사실상 반대하는 것”이라며 “시간의 부족이 아니라 의지의 부족”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닥치고 지금 당장!”이라며 즉각적인 법안 처리를 요구했다. 당 대표 선거에 결정적 영향력을 가진 권리당원 상당수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표심 결집을 위해 재차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회 법사위는 이날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 민주당 주도로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이어갔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기소나 수사종결 이후 수사 과정상 문제점이 발견됐을 경우 대응할 시스템을 마련할지 여부와 함께 ‘수사실명제’를 통한 수사 담당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 등 보완책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오는 15일 1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