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론·호르무즈 재충돌에 코스피 ‘블랙 먼데이’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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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폭락 지수 6806.93 마감
약 2개월 만에 7000선 하회 기록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돼
글로벌 빅테크 실적 발표가 변수

13일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급락해 2개월여만에 7000선을 내줬다. 연합뉴스 13일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급락해 2개월여만에 7000선을 내줬다. 연합뉴스

반도체 고점론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13일 코스피가 크게 주저 앉았다.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폭락하며 지수를 7000선 아래까지 단숨에 끌어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폭락한 6806.9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5월 6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7000선을 밑돈 것은 약 2개월 만인 이날이 처음이다. 또 역대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1만피 기대감을 키웠던 지난달 18일 이후 25일 만에 7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피는 이날 63.91포인트(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해 등락하다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내내 낙폭을 키웠다. 급락장에 장 초반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직전 거래일(10일) 급등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지 1거래일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걸린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35번째 사이드카 발동이다.

또 이날 오후 1시 28분경 올해 7번째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매매가 20분간 중단됐다. 이는 역대 13번째 발동으로 전체의 과반이 올해 발동됐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데뷔한 가운데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지만, 중동 긴장에 하방 압력을 받는 분위기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는 공모가 대비 13% 오른 168.49달러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핵심 파트너사인 엔비디아도 4.03% 올랐다.

하지만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시 정면으로 충돌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은 남부 주요 군사시설들에 공습을 재개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 9431억 원, 2조 4069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4조 3112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 삼성전자는 10.70% 급락한 25만 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15.37% 폭락하며 184만 5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고점론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 4000억 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8%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직전 대비 각각 9%, 11%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들 종목으로 단일종목으로 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조정으로 코스피 가격 매력이 커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박기량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펀더멘털(기초체력) 뿐만 아니라 RSI(상대강도지수) 등 기술적 지표로 봐도 완연한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며 “현재 주가 수준은 추가 하락 리스크보다 반등 모멘텀이 더 큰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을 일축하고 나섰다. 한은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에 따르면 한은 반도체 경기가 꺾이지 않은 이유로 공급 우위 시장 상황을 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반도체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7월 말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사) 실적 발표 시기가 국내 증시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반등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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