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랜드마크 부지 상징은 ‘허허벌판’?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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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재개발 상징 공간이지만
88층 타워 청사진 후 진척 없어
임시 활용 야생화단지도 사라져
곳곳 잡초 무성한 공터로 전락
부지 개발 본격화하기 전이라도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정비해야

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구역의 랜드마크 부지(11만 3300㎡)가 나대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구역의 랜드마크 부지(11만 3300㎡)가 나대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북항 재개발의 상징적 공간인 해양문화지구 랜드마크 부지(이하 랜드마크 부지)가 수 년째 방치되고 있다. 최근에는 임시로 조성된 야생화단지마저 사라지면서 랜드마크 부지가 공터로 전락한 것이다. 부지 개발이 본격화하기 전까지라도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정비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오전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 동구 북항 재개발 1단계 랜드마크 부지. 입구에는 ‘야생화단지’라고 알리는 안내판이 있을 뿐, 정작 야생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화단에는 봄에 개화하는 유채꽃이나 꽃잔디 대신 갈대밭이 듬성듬성 펼쳐졌고, 곳곳에 잡초도 무성했다. 높이 자란 갈대 사이로 나물을 캐는 주민들이 간혹 보였다.

이곳은 11만 3300㎡(약 3만 4000평) 규모의 드넓은 면적을 자랑하지만 대다수 관광객들에겐 정체불명의 공간이다. 독일인 관광객 막스(45) 씨는 “황량하고 방치됐다는 인상이 들었다”며 “오랜 시간이 걸려 한 바퀴를 돌아봤지만, 이곳의 용도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주민들도 공간 활용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경아(65·부산 동구) 씨는 “그나마 이곳을 채웠던 꽃들이 사라진 데다 산책로로서 잘 정비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특히 나무가 한 그루도 없어 여름철엔 햇빛을 막을 그늘막이라도 설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이하 공사)는 랜드마크 부지에 2023년 야생화단지를 조성했다. 부지 개발 계획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임시로 활용 방안을 찾은 결과다. 하지만 공사는 올해부터 랜드마크 부지에 꽃을 심지 않기로 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행사들이 개최될 예정이라 화단 조성과 유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화단마저 사라지면서 랜드마크 부지는 사실상 행사를 위한 공터로 기능이 축소됐다. 그 사이 텅 빈 부지로 북항을 접하는 이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랜드마크 부지와 접한 북항친수공원의 방문객은 2024년 89만여 명에서 지난해 142만여 명으로 1년 새 약 37% 증가했다. 랜드마크 부지는 북항친수공원 초입부에 있어 방문객 대부분이 이곳을 거쳐 간다.

랜드마크 부지 방치는 지지부진한 북항 재개발 사업과 맞물려 있다. 부산시는 2024년 12월 약 4조 5000억 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해 지상 88층 높이의 타워를 짓고, K콘텐츠와 지식재산(IP) 기반의 복합 문화·관광 리조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지금까지 뚜렷한 진척은 없다.

공사는 항만공사법이 개정되면 랜드마크 부지를 포함한 북항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법 개정과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세심하게 정비되지 않을 때는 흉물로 장기간 방치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랜드마크 부지를 시민 친화적으로 정비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꽃밭이 아니더라도 행사장 활용과 병존할 수 있는 정비 방안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부지 개발 이전까지 주로 행사장 용도로 활용될 전망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이용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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