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단위로 버텨” 의료용품 대란 지역병원 비상
중동발 소모품 수급 불안 가속
주사기는 인터넷몰까지 품절
수액팩·일회용 장갑도 바닥
매점매석 단속 실효성 불투명
의료진·환자까지 불안감 더해
지난 1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국백신 공장에서 완성된 주사기 포장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인터넷몰이든 재료상이든 다 주사기 품절이라고 떠요.” “수액팩 구하러 온 동네 약국을 돌아다닙니다.”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의료 소모품 수급 불안정 사태가 지속되며 의료진과 환자의 불안감이 커진다. 의료당국이 지난 14일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시행했지만, 일선에서는 여전히 주사기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사기 뿐만 아니라 생리식염수 수액팩이나 일회용 장갑 등 석유화학 기반의 소모성 의료용품 부족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A 대형 병원은 일주일마다 들어오는 주사기가 이번 주에 들어오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A 대형 병원 관계자는 “1주일에 5cc 주사기 1200개들이 12박스를 사용하는데 지난 주는 9박스만 들어오고, 이번 주는 아예 들어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올지 예측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동네병원들은 대형 병원보다 주사기 구하기가 더 어렵다. 동래구 B 내과 관계자는 “주사기, 주사침, 알코올 솜 등을 찾아 온라인 여기저기를 뒤지고 있지만 구매가 쉽지 않다”라며 “당장은 쓸 양이 있지만, 환자 수는 예측할 수 없으니 (주사기를)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라고 답답해했다. 부산진구 C 안과 원장도 “지금은 주사기 주문도 안 되고 가격도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한 대형 의료용품 온라인쇼핑몰은 22일 정오 현재 주사기 19종과 주사침 11종이 모두 품절 상태였다. 또 다른 의료기기 쇼핑몰도 일회용 주사기 28종 모두 구매가 불가능했다.
주사기 뿐만 아니라 각종 소모성 의료용품 품귀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동래구 D 치과 원장은 최근 생리식염수 팩을 구매하기 위해 동네 약국을 일일이 돌아다니고 있다. 기존 루트로는 구매가 어려워진 탓이다. 그는 “생리식염수 수액팩뿐만 아니라 일회용 장갑 주문을 넣어도 주문량보다 적게 받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가격도 급등해 구두로 가격 인상 통보를 받는 일도 다반사다. 한 대학 병원은 “납품업체가 주사기는 25%, 약 포장지나 투약병은 15~16% 가격 인상을 고지했다”며 “의료폐기물 플라스틱 박스값은 벌써 올랐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골판지 박스도 기름값 상승에 따른 운송비 인상으로 16.7%를 올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1년 계약으로 소모성 의료용품을 공급받고 있는 또 다른 대형 병원은 납품업체로부터 단가를 못 맞추겠다며 25~30% 인상을 구두로 요청받기도 했다.
소모성 의료용품 수급난이 갈수록 악화될 기미를 보이자 대한의사협회는 22일 부당이득 사례가 확인될 경우 식약처 신고센터로 적극적인 제보를 해달라며 정례 브리핑을 갖기도 했다.
한편, 식약처는 앞서 20일부터 사법경찰권이 있는 중앙조사단을 포함해 35개 조 단속반을 편성해 특별단속을 시행 중이다. 부산시도 23일부터 양일간 6개 판매업소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