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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거슬리는 흰머리, 뽑을까 말까? [궁물받는다]
어렸을 적, 부모님께 용돈 받던 시절에는 새치 뽑는 재택알바가 쏠쏠했습니다. 1가닥에 100원이니까 10가닥에 1000원. 떡볶이 1개가 200원이던 시절에는 꽤 큰돈이었죠. 시간이 지나 부모님의 흰머리가 늘어나면서 1가닥에 50원으로 줄어들었지만요.
검은 머리가 복슬복슬하던 기자도 가끔씩 밝게 변한 머리카락이 눈에 띄곤 하는데요. 무의식적으로 발견할 때마다 뽑고 있는데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새치를 뽑으면 그 자리엔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는다는데, 뽑아도 되나? 대한모발학회 간행정보간사이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신기혁 교수에게 물어봤습니다.
Q1. 새치는 왜 생기나요? 유전인가요?
새치는 머리카락의 색을 만드는 모낭 멜라닌세포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생깁니다. 모낭 멜라닌세포의 숫자가 줄어드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유전적인 원인이 흔합니다. 다른 후천적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Q2. 새치는 머리카락에만 생기나요?
아닙니다. 새치는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몸에 있는 눈썹, 코털, 겨드랑이털, 음모 등 모든 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Q3. 새치가 없었는데 갑자기 많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왜일까요?
모낭 멜라닌세포는 노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60세가 되면 절반 이상의 사람에서 머리카락 50% 이상이 흰머리가 됩니다. 가족 중 새치가 일찍부터 났다면, 유전적인 원인으로 본인도 일찍 새치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너무 급격하게 새치가 많이 생겼다면, 비타민 B12 등의 영양소 결핍이나 백반증, 갑상선 질환, 뇌하수체 이상 등 질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피부과에 방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Q4. 뿌리부터 하얗게 나오는 새치와 자라는 중간부터 하얀색인 새치 두 가지가 발견되는데, 차이가 있나요?
모발 멜라닌세포가 줄어든 부분이 뿌리부터인지 중간부터인지의 차이입니다.
Q5. 새치를 뽑은 자리에서는 다시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는다는 속설과 2개의 새치로 다시 자라난다는 속설이 있는데, 진실인가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새치를 뽑은 자리에서는 검은색 머리가 아니라 다시 새치로 나오지만, 지속적이고 과도한 힘으로 뽑으면 모낭이 파괴돼 더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치를 뽑은 자리에서 2개의 새치가 다시 자란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닙니다. 새치를 뽑아도 나이가 들면서 주변의 새치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로 보입니다.
Q6. 새치는 전용 염색약으로 염색한 것이 아니면 색이 빨리 빠지는데, 왜인가요?
일반적인 염색은 기존 모발의 색을 밝게 만들어주는 탈색 과정을 거친 후, 색소로 새로운 색을 덧씌웁니다. 하지만 새치용 염색약은 탈색 과정이 약하기 때문에 주변의 검은색 머리가 과도하게 탈색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 일반 염색약보다 어둡고 짙은색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래 유지됩니다.
Q7. 새치가 생기기 시작했다면 어떻게 관리하는게 좋을까요?
가족력은 피하기 어렵지만, 위험인자는 피할 수 있습니다. 모낭 멜라닌세포는 활성산소에 취약하기 때문에, 자외선이나 스트레스 등을 피한다면 검은 머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담배를 피울 경우 활성산소가 생성되기 때문에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활성산소를 방어해주는 비타민 A, C, E 등이 많이 들어있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언젠가는 생기게 될 새치. 최대한 늦게 만나기 위해서 자외선을 막을 수 있는 모자나 양산을 쓰고 다니거나 비타민을 챙겨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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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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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하루에 얼마나 마실까요? [궁물받는다]
물은 우리 몸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몇 시간만 섭취하지 않아도 입이 바짝 마르고, 목이 메마른 느낌이 들면서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물을 얼마만큼 마시는 것이 좋을까요? 공주대학교 기술가정교육과 김선효 교수에게 물어봤습니다.
-'건강을 위해 하루 2L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가?
"'하루 2L'라는 기준은 1945년 미국국립연구위원회에서 연구한 영양권장량에서 나온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성인 기준 하루 적정 물 섭취량은 2.5L로 1일 권장칼로리(남자 2700kcal, 여자 2000kcal)를 고려하면 kcal당 1ml의 물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음식만으로는 필요한 수분량을 모두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따로 물을 챙겨마시는 것이 좋다."
-음료나 식사를 통해 섭취되는 물을 제외한다면,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 것이 좋은가?
"연령이나 성별, 평소 먹는 식단에 따라 달라지지만 성인의 경우 하루에 5~6컵(컵 당 200 ml)이다. 가능하다면 1컵은 흰 우유로, 나머지 4~5컵은 카페인, 당류, 나트륨, 산 등이 들어 있지 않은 순수한 물(맹물)이나 보리차 등 옅은 차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땀을 많이 흘렸거나 설사 등으로 체내 수분을 많이 잃었을 때는 평소보다 물을 더 마시는 것이 좋다."
-권장량보다 물을 많이 마셨을 때 단점은?
"액체 섭취기준보다 물을 많이 마신다면 몸속의 나트륨 성분이 옅어져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두통이나 구역질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정신 이상이나 의식 장애, 간질 발작 등이 일어날 수 있어 위험하다. 실제로 2007년 미국에서 물 마시기 대회에 출전해 물 7.5L를 마신 여성이 저나트륨혈증으로 사망했다."
-몸에 물이 부족하다는 것을 셀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평소에 갈증을 잘 못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소변의 색이 진해졌거나 양이 줄어들고 입이 자꾸 마른다면 수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피부를 꼬집었을 때 피부가 빠르게 제자리에 돌아오지 않는 경우에도 체내 수분이 부족한 것이다."
-만약 커피나 주스 등 음료를 마신 뒤 물을 마신다면 음료를 희석시켜 마신 것인가, 수분을 섭취한 것인가?
"물은 소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커피 등을 마시고 물을 마셨다고 커피를 희석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커피나 음료에 물이나 얼음을 넣어 희석시킨 상태에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을 마시기에 좋은 시간대나 온도가 있나?
"찬물은 나이드신 분들 이외에는 괜찮다. 나이가 많을 경우에는 찬물을 마셨을 때 체온이 떨어져 대사기능이나 면역세포 기능이 떨이지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위장이 약하다면 미지근한 물을 추천한다. 시간을 정해 한꺼번에 물을 마시기보다는 수시로 조금씩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라인상에서 보리, 옥수수, 현미 등 곡물을 이용한 차는 물 대신 마실 수 있지만, 옥수수수염차나 녹차, 민들레차 등 잎으로 만들어진 차는 물 대용으로 마실 수 없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근거가 없어 보인다. 다만 마시는 물은 가능하면 신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맹물이나 농도가 옅은 차(보리차 등)가 좋다."
물은 한꺼번에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컵이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적당량을 자주, 필요한 만큼 마시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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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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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물에 수박 담그기 하지 마세요 [궁물받는다]
여름철 대표 과일로 사랑받는 수박. 수박에는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소화 기능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줍니다. 또한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고 면역체계를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렇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수박. 휴가철에도 빠질 수 없겠죠? 휴가를 맞이해 계곡으로 놀러 가면 챙겨온 수박을 시원하게 먹으려고 계곡물에 담가두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런 행동은 앞으로 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수박에 대한 궁금증을 충청북도 농업기술원 수박연구소 환경이용팀장 이규회 농학박사에게 물어봤습니다.
Q1. 수박을 시원하게 만들려고 계곡물에 담가 놓는 행동, 괜찮은가요?
겉보기엔 맑고 투명한 계곡물이지만 대장균을 비롯한 각종 미생물들이 존재하며, 특히 휴가철 성수기에는 수온이 높고 사람의 배설물이 섞여 대장균이 더 잘 번식하기 쉬운 조건이므로 계곡물에다 수박을 담갔다가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Q2. 먹다 남은 수박을 랩에 씌워 보관하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데…
수박을 잘라 보관하면 껍질에서 발견되는 살모넬라균 등이 과육을 오염시켜 식중독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자른 후에는 가급적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Q3.수박의 유통기간이 따로 있나요?
수박의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저장 기간은 일반적으로 15도에서 14일 정도, 7~10도에서는 최대 21일까지이며, 장기 보관 시 당도가 감소하고, 과육 색이 변색되며 과육의 씹히는 맛이 나빠집니다.
Q4. 수박씨 먹어도 건강에 괜찮은가요?
동의보감에는 수박씨가 방광과 신장의 염증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수박씨 자체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와 부종완화에도 좋습니다.
Q5. 수박을 많이 먹는다면 수분 섭취를 따로 하지 않아도 괜찮나요?
수박은 풍부한 수분 외에도 전해질이 듬뿍 담겨 있으며, 맛이 달고 성질이 차가워 열을 내리고 더위를 가시게 하는 효능을 가진 과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식품을 통해 수분을 얻는 것은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수분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수분량을 가지는 수박을 먹는다고 해서 먹는 생수의 양을 줄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6. 수박 잘 고르는 방법
신선한 수박을 고르는 방법은 두드렸을 때 손바닥으로 탄력이 느껴지며, 북치는 소리나 탁한 소리가 나지 않고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나는 것이 좋으며, 꼭지 부분이 마르지 않은 것이 신선합니다. 수박 표면의 하얀 가루는 규산 성분으로 당도와는 상관이 없으며, 수박 표면의 스크래치도 인위적인 자극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당도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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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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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다크 모드, 진짜 눈에 좋을까? [궁물받는다]
단도직입적으로, 기자는 라식을 했습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수술을 한 만큼 0.1이었던 시력은 1.5까지 올랐는데요. 이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시로 눈에 인공눈물을 넣고, 평소 휴대전화 화면 밝기는 어둡게, 어두운 곳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조그마한 간접등이라도 켜뒀습니다.
특히 가장 자주 사용하는 전자기기인 휴대전화의 경우 낮에는 라이트 모드를, 저녁에는 다크 모드를 적용해왔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다크 모드가 오히려 시력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장의 눈부심을 막아줘 일시적으로 눈 건강에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근시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사실이 진짜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대한안과학회에 문의해봤습니다.
Q1. 휴대폰·컴퓨터의 화면 색상을 반전시켜 사용하는 '다크 모드'가 근시나 난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사실인가요?
다크 모드는 눈에 들어가는 빛의 양을 줄여 눈부심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면이 전반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눈의 조절력이 많이 필요해져 근시가 유도돼 결과적으로 눈 근육에 피로가 올 수 있습니다. 조절력은 카메라의 자동초점기능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어두운 환경에서 눈에 힘을 주고 휴대폰을 바라본다면 조절력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근시가 유발될 수 있는 환경에선 난시도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2. 어떻게 해야 눈부심과 눈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을까요?
본질적으로 화면의 배경 밝기는 주변 밝기와 유사한 것이 좋습니다. 즉, 모니터나 휴대전화의 화면을 보아야 한다면 주변도 밝은 상태로 유지하고, 어두운 곳에서의 화면 사용은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화면을 꼭 보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용 시간을 가급적 최소화하고, 화면 밝기를 어느 정도 낮추되 적정 거리에서 편안하게 식별이 잘 되는 정도의 선명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Q3.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착용하면 전자기기 사용시 눈이 덜 피곤할까요?
실험 연구에서는 특정 파장 (자외선에 가까운 파장)의 블루라이트가 잠재적으로 세포 단계에서 유해성을 끼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다만, 자연광에도 블루라이트는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대낮의 푸른 하늘이 해당되는데, 전자기기의 블루라이트가 이런 자연 환경과 비교해 특별할 것이 없다는 연구결과나 전문가 견해들도 많습니다.
가능성이 낮더라도 향후의 잠재 위험성을 피하고자 차단 안경을 사용해볼 수는 있지만 개인적인 선택 사항이며, 현재까지는 모든 분들에게 이런 차단 안경 착용을 권고할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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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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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자마자 잠들면 안 좋은 건가요? [궁물받는다]
잠을 이루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이맘때가 되면 열대야로 밤잠을 설쳐 피곤한 나날을 보내기도 하죠. 그런데 반대로 베개에 머리만 댔다 하면 잠이 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불면증만 수면 장애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눕자마자 빠르게 잠드는 것도 수면 장애라고 지적합니다. 수면에 대한 궁금증을 대한수면학회 홍보이사이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김동규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문의했습니다.
-눕자마자 잠들면 건강에 안 좋은 건가?
"보통 건강한 사람은 잠들기까지 10~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수면은 여러 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잠들고 일정한 시간 동안 각 단계를 거쳐야 효과적인 수면을 얻는다. 그런데 눕자마자 잠들면 수면의 초기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아 깊은 수면 단계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 깊은 수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건강에 좋지 않다."
-하루 적정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시간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7~8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어린이, 청소년, 노인은 성인보다 더 많은 수면을 필요로 한다. 적정 수면시간은 나이뿐만 아니라 유전적인 요소, 생활 양식, 신체 활동 수준 등 다양하게 영향을 받는다."
-수면 시간을 낮으로 바꿔도 건강에 지장이 없나?
"가장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밤에 자는 것이 좋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낮으로 바꿔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패턴이 자주 바뀐다면 건강에 큰 지장이 생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교대근무를 발암 물질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2A등급에 올렸다. 하지만 낮으로 수면시간을 바꾸고 밤에 깨어 있는 패턴을 주기적으로 유지한다면 건강의 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기 직전 목욕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적당한 미온수로 목욕을 하면 근육 이완과 긴장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신체를 편안하게 만들고 마음을 진정시킴으로 수면에 도움을 준다. 또한, 목욕 후 수분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다소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체온의 하락은 수면을 유도한다. 따라서 목욕 후에는 시원한 환경에서 체온을 조절해 준다면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장시간의 뜨거운 목욕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데 뜨거운 물이 몸을 너무 흥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안대, 수면양말, 수면등, 수면 음악 등이 잠자는데 도움?
"수면 안대는 빛이나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차단하여 어두운 환경을 조성하고, 수면 양말은 발을 따뜻하게 만들어 근육 이완, 순환을 개선시켜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수면등이나 수면음악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며 부드러운 음악소리로 몸의 이완을 돕는다. 다만, 푸른색 계통의 높은 색온도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하고 잦은 각성을 유발한다. 따라서 수면등을 사용할 경우 침실의 불을 완전히 끄고 검붉은 계통의 3000K이하의 색온도를 가지는 제품을 이용한다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도록 노력하면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수면-각성 사이클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 편안하고 어두운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용하고 서늘한 온도의 방에서 수면에 들도록 하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라.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스크린 타임을 수면 직전에 제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블루라이트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스크린을 사용하기 전에 시간을 정하거나 블루라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안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몸에 좋은 수면 자세는?
"등과 목이 편안한 상태여야 한다. 적당한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침대와 베개를 선택하면 가장 이상적인 몸의 굴곡을 유지하며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바로 누운 자세에서 온몸의 근육을 이완하여 잠을 자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가 좋은 때도 있다. 평소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똑바로 누우면 중력에 의해서 구강 인두 부위가 더 좁아지므로 그 증상이 더 심해진다. 따라서 평소 이런 문제로 고생을 하고 있다면 옆으로 돌아누워 자는 것이 수면의 질을 더 끌어올린다. 이때 머리와 경추, 흉추가 일직선이 되게 유지하여 척추와 골반에 무리를 주지 않게 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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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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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휴대폰 보면 사시 된다? [궁물받는다]
직장인의 하루는 언제나 짧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을 먹고, 씻고 출근을 하죠. 퇴근 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치우면 어느덧 밤입니다. 떨어진 체력을 절감하며 운동을 하고 나면 벌써 잘 시간입니다. 내일도 출근할 것을 생각하면 얼른 잠들어서 체력을 충전해야 하지만, 뭔가 아쉽습니다. 휴대폰을 한 손에 쥐고 침대에 누워 못 봤던 유튜브 영상도 보고, 게임도 하고, 쇼핑몰이나 SNS를 뒤적거리다 보면 어느새 새벽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잠드는 것이 일상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정보글을 봤습니다. '옆으로 누워서 휴대폰을 보면 후천적인 사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2~3시간씩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기자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는데요, 사실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대한안과학회에 문의해봤습니다.
- ‘옆으로 누워서 휴대폰을 보면 사시가 생긴다’는 속설이 있는데, 진실인가?
"누운 자세에 따라 사시가 발생한다고 알려진 연구는 아직 없다. 다만 한 자세, 특히 옆으로 누운 자세로 휴대폰을 본다면 가까운 거리에서 오랫동안 휴대폰 화면에 눈을 고정시킬 확률이 높고, 그로 인해 눈에 피로가 생길 수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근시·난시가 유발되고, 드물지만 내사시가 유발될 수도 있으므로 휴대폰은 가급적 바른 자세로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짧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사시가 있는지 자가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핸드폰 카메라로 눈에 맺힌 빛반사점을 확인하는 간단한 검사법이 있지만 이 방법으로 미세한 사시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안과에서 쉽고 간단하게 검사가 가능하니 걱정될 때는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
- 후천적 사시를 예방하기에 좋은 눈 운동법이 있을까?
"좋아지게 하는 방법보다는 나빠지게 하는 원인을 알고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시는 시력이 나빠지면 악화되는데, 최근 과도한 근거리 작업이나 모바일 기기 사용과 관련된 사시가 자주 나타난다. 핸드폰이나 모니터, 책을 볼 때에는 적정 거리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특히 핸드폰 사용시간은 줄이는 것이 좋다. 장시간의 근거리 학습이나 업무 시에는 중간중간 시선을 멀리 두는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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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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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한 세대 걸러서 유전된다는데 사실인가요? [궁물받는다]
탈모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하루에 머리카락이 50~70가닥 가량 빠지는 것은 정상이지만, 100가닥 넘게 주기적으로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머리카락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1차적 기능 외에도 미용상 중요한 역할을 하죠. 그래서 남녀 할 것 없이 탈모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가 높습니다.
탈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 대한모발학회 간행정보간사이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신기혁 교수에게 관련된 궁금증을 물어봤습니다.
Q1. 탈모는 한 세대 걸러서 유전된다는데 사실인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닙니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성이 매우 강하며, 특히 아버지 쪽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탈모 관련 유전자들은 어머니로부터도 받기 때문에, 어머니로부터 받은 유전자로 인해 탈모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탈모라면 어머니를 통해 그 유전자가 전해져 탈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버지가 탈모가 아니더라도 아들이 탈모인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한 세대 걸러 탈모가 생긴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탈모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탈모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그 유전이 정해진 원칙이나 패턴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또 M자형, U자형 등 표현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모두 탈모라고 해도 자녀는 탈모가 아닌 경우도 있고 부모는 탈모가 아닌데 자녀 중에는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2. 탈모인이 정력이 세다는 속설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이 속설은 탈모가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많기 때문에 정력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오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남성형 탈모가 있는 사람이 생식기능이나 근육의 양을 좌우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더 많은 것은 아닙니다. 남성형 탈모 환자의 모근은 상대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변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민감하며 이로 인해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탈모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탈모와 정력은 관계가 없습니다.
Q3.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이 탈모에 더 좋은가요?
대부분의 비누는 약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약산성인 두피를 자극하며, 머리카락의 보호막인 큐티클층의 단백질 성분을 아미노산으로 분해시킵니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 끝이 갈라지거나 머릿결을 푸석푸석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비누는 물속에 있는 금속이온과 결합하여 입자를 형성하며 이것이 두피에 잔류하여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은 머릿결 관리나 탈모 예방 모두에 좋지 않습니다.
Q4. 모자를 쓰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탈모가 생기나요?
모자를 쓰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탈모가 생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물론 두피 혈액 공급에 영향을 줄 정도로 모자를 꽉 조여 쓴다면 탈모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자는 자외선을 막아주기 때문에 머릿결 보호 및 탈모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모자를 느슨하게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며,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통기가 잘 되는 모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Q5. 왜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탈모가 많이 생기나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중요한 원인인, 소위 '대머리'로 알려진 안드로겐성탈모는 여성에게서도 발생합니다. 다만 여성은 이마선이 비교적 잘 유지되면서 정수리 중심으로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는 형태를 보이며, 탈모의 정도가 남성보다 약해 완전한 탈모로 진행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 때문에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대머리'가 많이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여성은 DHT 농도가 남성에 비해 낮으며 DHT 생성을 억제하는 효소가 이마 쪽에 분포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6. 탈모를 예방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요?
일상생활에서는 식습관, 수면습관, 청결한 두피관리, 자외선 차단, 스트레스 해소, 금연 등 건강한 생활 습관과 모발관리 습관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발이 가늘어져서 두피가 비어 보이기 시작했다면, 최대한 빨리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 진행을 막는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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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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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농약 걱정되는데… 양배추, 어떻게 씻어 먹어야 할까? [궁물받는다]
양배추는 요리할 때 최적의 재료입니다. 얇게 채썰어 샐러드로 활용해도 좋고, 가볍게 데쳐 쌈채소로 먹거나 볶음 요리를 할 때 넣어도 알맞는 팔방미인입니다. 크기도 크고 한 번 사 놓으면 잘 상하지 않는데다 가격마저 저렴합니다.
기자는 유튜브를 통해 음식 레시피를 습득하는 편인데요. 양배추 요리를 하기 위해 여러 영상을 보다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A 유튜버는 손질한 양배추를 가볍게 씻어서 재료로 사용하는데 B 유튜버는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넣은 물에 양배추를 몇 분간 담근 뒤 다시 씻어 사용하고, C 유튜버는 자른 상태 그대로 씻지 않고 요리하는 겁니다.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양배추는 농약을 뿌려가며 재배하기 때문에 겉껍질을 제거하더라도 속까지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는 주장과 '겉껍질이 먼저 생긴 뒤 속이 자라기 때문에 겉껍질만 제거하면 씻지 않고 먹어도 된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기자가 봤을 때는 두 주장 모두 신빙성이 있어 보였는데요, 실제로는 어떤지 식약처와 국립농업과학원에 문의해봤습니다.
Q1. 양배추, 어떻게 씻어 먹어야 하나요?
국산 양배추는 농촌진흥청에서 정한 농약 사용기준에 따라 재배됩니다. 기준을 지켜 재배했다면 2~3장의 겉잎을 떼어낸 뒤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드시면 됩니다.
Q2. 양배추는 보통 비닐로 포장되어 판매되는데, 어떤 것이 신선하고 좋은지 확인할 수 있나요?
연한 녹색의 겉잎에 윤활감이 있으며, 표면에 상처나 시든 것이 없는 것이 좋습니다. 양손으로 눌러서 쉽게 들어가는 느낌이 들거나 뿌리 부분을 잘랐을 때 속이 빈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한 통을 구매해 오랜 기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좋을까요?
손질할 때 떼어낸 양배추 겉잎을 버리지 않고, 속배추를 감싸서 보관하면 마르거나 갈변되는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양배추는 잎보다 줄기가 먼저 썩는 성질이 있으므로 줄기를 잘라낸 후 물에 적신 키친타월로 줄기 부분을 채운 뒤 랩으로 싸면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Q4. 양배추는 다양한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채소인데, 익혀 먹는 것(볶음, 찜)과 날것(샐러드)으로 섭취하는 것 중 어떤 영양소 섭취에 좋을까요?
양배추에 함유된 영양소는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생식이나, 즙, 주스로 이용 또는 살짝 볶거나 데쳐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물로 가볍게 씻어 먹는 것이 좋다고 해도 '어딘가 찜찜하다'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부경대학교 글로벌수산대학원 식품산업공학과가 2016년 8월에 발표한 논문 <양배추의 세척방법별 잔류농약 제거효과에 관한 연구>를 확인해 봤습니다.
연구를 위해 연구진들은 양배추에 인위적으로 농약을 묻힌 뒤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시판용 야채세정제에 양배추를 10분간 담근 뒤, 수돗물로 2번 가볍게 헹궈내면 잔류농약의 67.1%가 제거돼 가장 좋은 효과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꼼꼼하게 다시 씻어내지 않으면 세제가 양배추에 남을 수 있으므로 수돗물·소금물에 5분간 담근 뒤 가볍게 세척해 사용하는 것이 실생활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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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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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많은 날, 실내 환기 해? 말아?[궁물받는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온종일 창문을 닫아두는 경우 많으시죠? 뿌옇게 변해버린 하늘을 보고 있자니 환기는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또 그렇다고 창문을 꽁꽁 닫아두기에는 실내가 너무 답답하고…. 이와 관련된 궁금증을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에게 문의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실내 환기가 필요할까?
"환기는 하루에 최소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밀폐된 실내가 오히려 공기 중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의 농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실내에 있는 건축자재나 가구에서도 먼지 이외의 오염물질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환기는 수시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바깥의 미세먼지 수준이 얼마인지에 따라 행동이 조금씩은 달라질 수 있으나, 환기를 하는 것이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도움이 된다. 특히 바깥공기가 얼마가 됐든 실내가 더 나빠지면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먼지를 발생시키는 일을 했을 때, 즉 조리를 했다거나 청소와 같은 일을 했을 때는 실내의 상태가 바깥공기의 상태보다 더 나빠지게 된다."
*2020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밀폐된 실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PM10)는 ▲이불 털기 250~800㎍/㎥ ▲청소기 이용 200~400㎍/㎥ ▲실내 흡연 1만㎍/㎥ (측정 불가, 추정치) ▲조리 2530㎍/㎥에 달한다. 미세 먼지 농도별 예보 등급에서 매우 나쁨은 151㎍/㎥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환기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첫째는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의 차이를 파악해야 한다. 바깥 온도가 아주 덥거나 추울 때는 환기 시간을 짧게 해도 된다. 바깥과 실내 온도 차이가 많이 생기면 공기의 교류가 잘 일어나기 때문. 반대로 바깥과 실내 온도가 비슷하면 온도 차이가 적기 때문에 공기의 교류가 잘 일어나지 않아 환기 시간을 늘려 실내 공기가 순환이 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바깥 환경의 상태를 체크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낮 시간대가 태양 광선이 많은 시간대이기 때문에 공기의 확산도가 좋다. 하지만 만약 내가 사는 곳이 교통량이 많고 도로변에 위치한다면, 낮 시간대라도 자동차 배기가스 등 먼지가 많이 들어오게 된다. 따라서 내가 처해 있는 주변 상황이나 여건을 보고 환기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셋째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공기청정기나 공기 정화 장치가 있다면 쓰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공기청정기라도 먼지만 줄이는 장치이기 때문에 실내의 이산화탄소나 가스성 물질의 농도는 계속 농축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적당한 환기는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심할 땐 삼겹살이 도움?
"삼겹살은 먹으면 소화기로 가고 미세먼지는 호흡기로 간다. 따라서 삼겹살이 미세먼지에 도움이 전혀 될 수 없고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목 안의 점막이 건조해지면 먼지가 쉽게 달라붙기 때문이다. 먼지가 호흡기로 들어오면 나중에는 혈액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먼지로 인해 진득해진 점도를 희석시키지 않으면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액이 혈관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이것을 완화시키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또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어 대사력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대응요령이 있다면?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을 했을 때는 가급적 호흡량을 늘리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는 등의 행위는 호흡량이 급격히 늘어 먼지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건강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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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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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칼로리 음료수, 당뇨병 환자가 마셔도 좋을까? [궁물받는다]
어렸을 적, 기자의 음료수는 생수와 보리차, 그리고 우유였습니다. 가끔 우유에 타먹는 제티 스틱과 소풍 때 마시던 이온 음료들이 너무 소중했죠. 부모님이 '콜라 250ml에 각설탕 7개가 들어 있다', '오렌지 주스에는 오렌지보다 설탕이 더 많이 들었다'면서 음료수 마시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취를 시작하면서 제지할 사람이 없으니 자유롭게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마시지 못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심리라고 할까요?
하지만 요즘 '2030 연령층에서도 당뇨병이 크게 증가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조금씩 건강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또 과일향 탄산수를 시작으로 제로 콜라, 제로 토닉워터, 제로 아이스티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맛이 비슷하다면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실제로 '제로 칼로리' 음료수를 당뇨병 환자가 마음 편히 마셔도 되는지 궁금해 대한당뇨병학회에 문의해 봤습니다.
Q1. 다양한 제로 칼로리 음료들이 제조·판매되고 있는데, 제품에 포함된 합성감미료도 결국 당분이기 때문에 당뇨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뇨 환자가 제로 칼로리 음료를 마셔도 괜찮을까요?
제로 칼로리 제품에는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에리스리톨 등의 비영양감미료(Non-Nutritive Sweeteners)가 사용됩니다. 비영양감미료는 천연식품에서 유래되거나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인데요, 설탕 등 당류 사용의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영양감미료를 사용했을 때의 장단점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기 때문에 음료수로는 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일 때 어려움이 있을 경우 짧은 기간·적은 양으로 마시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Q2. 최근 출시된 제로 슈가 소주는 당 성분을 제거했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에게 추천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다만 당을 제거했을 뿐, 칼로리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떤 것을 마셔도 상관없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제로 슈가 소주가 일반 소주보다 당뇨 환자에게 더 안전할까요?
제로 슈가 소주가 일반 소주보다 당뇨병 환자에게 더 안전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소주의 열량은 알코올 자체의 열량이고, 알코올 자체가 건강에 나쁘기 때문에 알코올의 위해와 비영양감미료나 당류의 위해로 구분해서 평가해야 합니다.
Q3.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할 경우가 생겼을 때 당뇨 환자는 맥주와 소주, 와인, 막걸리,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 중 어떤 것을 마시는 게 좋을까요?
당뇨병 환자에게 주종(맥주, 소주, 와인, 막걸리, 위스키 등)에 따른 이득은 없습니다. 따라서 알코올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주종을 구분하는 것보다 현명한 선택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금주를 권고합니다.
Q4. 물 이외에 당뇨 환자가 마셔도 이로운 음료가 있을까요?
당뇨병 환자에게 음료수 섭취는 물이 가장 좋으며, 기호도를 고려하여 열량과 첨가당이 포함되지 않는 커피, 차 등의 섭취를 추천드립니다.
※ '궁물('궁금한 것은 물어본다'는 뜻) 받는다'는 독자들의 사소한 질문을 받아 전문가들에게 대신 질문해 주는 코너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게시판에서 봤던 재미있는 가설들이나 믿기 어려운 루머들을 댓글이나 메일(zoohihi@busan.com)로 알려주세요.
2023-05-27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