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에는 왜 떡국을 먹을까? [궁물받는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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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빠지지 않는 음식. 떡국입니다. 새해가 되면 으레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나눠 먹었는데요. 누구나 무심코 먹는 새해 음식이지만 떡국에 얽힌 유래는 제법 깊습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대표에게 떡국과 관련된 궁금증을 물어봤습니다.


-새해에는 왜 떡국을 먹나?


"설날은 새해 첫날, 천지만물이 새롭게 태어나고 되살아나는 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한 해 풍년을 바라는 마음으로 설 차례를 지냈는데 청결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한 해 동안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면서 먹던 음식이 바로 떡국이다.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떡국을 먹어왔다. 1800년대 '규합총서'에 보면 설날 하면 한 해를 새로 세운다는 뜻의 '서다', 새로운 시간 주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낯설다', '근신하다'는 뜻이 있어서 설날 하얀 떡국을 끓여 먹으면서 경거망동을 삼가고 새해 1년을 준비하라는 뜻이 있었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이를 물을 때 "너 몇 살 먹었느냐라고 묻지 않고 지금껏 떡국을 몇 그릇째 먹었느냐?"라고 묻기도 한다."


-흰떡의 의미는?


"깨끗한 흰떡은 순수하고, 복되며, 좋은 일들이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조선 후기 편찬된 '동국세시기'에는 떡국의 겉모양이 희다고 하여 '백탕', 떡을 넣어 끓인 탕이어서 '병탕'이라 불렀다. 떡국을 몇 사발 먹었느냐로 나이를 센다고 해서 한자로 '첨세병'이라는 명칭도 사용했다."


-가래떡을 길게 뽑아 동그랗게 써는 이유?


"가래떡이 길게 잘 늘어나는 것과 같이 재산이 쭉쭉 늘어나고 무병장수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떡국을 동그랗게 써는 이유는 옛날의 화폐인 엽전 모양과 같아서 재화가 풍족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둥근 모양이 마치 태양의 모습과 같아서 '새로운 해'를 기원하는 마음이 반영돼 있기도 하다."


-지역마다 떡국을 끓이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


"개성 지방에서는 누에고치와 같은 떡의 가운데가 잘록한 모양이 특징인 '조랭이 떡국'을 먹는다. 충청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떡국은 가래떡으로 떡국을 끓이지 않고 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끓인 장국에 넣어 익힌 '생떡국'이다. 즉석에서 쉽게 떡국을 만들 수 있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이북지방에서는 설날에 떡국보다 만두를 많이 해 먹는다. 만두에 들어가는 두부, 숙주가 잘 쉬는 재료라 추운 이북지방에서 겨울철 별미 음식으로 발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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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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