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쿠데타가 역사에 남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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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12·12 군사 반란…' 21일 방영

12·12 쿠데타의 주역은 전두환,노태우,허화평,허삼수,이학봉 등 신군부 세력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장교와 병사들도 이들의 명령에 따라 쿠데타에 가담했다. 아군에게 총구를 들이댄 병사들과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있다.

21일 밤 11시5분 방송되는 MBC 'PD수첩-12·12 군사 반란,26년 만의 증언(가제)'에서는 쿠데타를 경험했던 군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12·12 당시 정승화 총장 연행에 참가했던 박윤관 일병은 외각 초소에 대기하던 중 경비병이 쏜 총알이 머리를 관통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결혼한지 20일밖에 안됐던 외아들이 사망하자 그의 아버지는 얼마 후 화병으로 삶을 마감했다. 또 한 명의 희생자인 국방부 헌병 정선엽 병장은 육군본부와 국방부를 연결하는 지하 벙커에서 근무를 서고 있던 중 국방부에 진입하던 1공수여단에 저항하다 총을 맞고 사망했다. 무고한 젊은이들이 반란군과 진압군의 이름으로 숨을 거둔 것.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점령했던 공수부대원들은 당시 대간첩작전에 출동하는 것으로 알고 서울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들 건물로 진입해 총격전을 벌이자 일부 병사들은 혼란스러워했다. 그들은 "이래도 저래도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료들과 같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한편 12·12 다음 날 모 중령은 공수부대원을 모아놓고 "너희들은 혁명군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12·12가 반란으로 규정된 지금 목숨까지 걸고 충성을 바쳤던 공수부대원들에게 과연 무엇이 남았는지를 묻는다.

12·12 당시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이었던 하소곤 소장은 당시 총상으로 폐의 절반을 상실하고 서빙고분실에서 보름 동안 정승화 총장과의 공모 사실에 대해 취조를 받았다. 그는 26년이 지난 지금도 반란군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고통 속에 살아온 하 소장의 증언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다.

제작진은 군사반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당시처럼 불법 명령을 받는다면 현재의 장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지금 군에서는 12·12를 어떻게 평가하며 장병들에게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의 12·12에 대한 인식을 알아본다. 김종우기자 kjongwoo@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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