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속으로] 주민등록증 영문 표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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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주민등록증, 해외에서도 쓸 건 아니잖아요?'

'어쩌면' 국민들은 2009년부터 한글과 영어 이름이 같이 표기된 주민등록증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증 발전모델연구사업단이 지난 10월 초 새 주민등록증 연구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새 주민등록증엔 IC전자칩이 내장돼 있고 영문 이름도 적혀 있다. '국제화 시대에 맞춰, 앞으로 주민등록증도 외국에 나가면 신분증으로 쓰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미 유럽연합(EU)에선 자국의 신분증이 여권 대신 쓰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글 관련 단체는 '말도 안 된다'며 행자부를 비판했다. 우리나라가 EU가입국도 아닌데 주민등록증에 굳이 영문을 쓸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지금 있는 한자도 빼야 한다는 게 이들 단체의 입장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때맞춰 '주민등록증 영문 표기'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모두 1만2천84명이 참가해 7천818명(64.7%)이 반대했고,4천266명(35.3%)이 찬성했다.

반대한 네티즌들은 영문 주민증의 실효성에 대해 갸우뚱했다. 아이디 'dbfl703'은 "우리나라 사람들만 쓰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영어가 왜 들어가요?"라고 물었다. 'ryuih7102'도 "정부 말대로 외국에서도 사용되면 좋겠지만,아직은 아니잖아요"라며 "주민등록증을 바꿀 때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갈 텐데,이런 데 왜 신경을 쓰나요?"라고 지적했다.

'apple82820'은 "영어가 국제어인 점은 무시 못할 일이지만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지 않는 이상,정부가 한 나라의 국민임을 표시하는 주민등록증에까지 남의 말을 표기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썼다.

아이디 'saiback'은 "새 주민등록증이 해외에서 신분증으로 쓰인다면 찬성한다. 앞으로 주민증을 신분증 대용으로 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많은 네티즌들이 이 의견에 공감했다. 아이디 '1024ssibal'은 "국제화시대라고요? 그러면 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표기도 해야겠네요? 만약에 새 주민증 들고 갔다가 영어를 모르는 나라에 가면,여권을 제시해야 합니까?"라며 따져 물었다.

찬성 의견도 꽤 있었다. 아이디 'bdlee72'는 "정부 말대로 여권 대신 주민증으로 외국 갈 수 있다면 찬성한다"고 말했다. 아이디 'jeemin5'도 "이미 사원증,사설 신분증,각종 자격증의 대부분은 영문표기가 되어있다. 한글 이름을 없애자는 것도 아니고 호환성 차원에서 병기한다는데 왜,우리 것을 버린다고 생각하는지"라며 반대 의견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디 'kyk52a'는 "영어는 세계 공용어이고,이제 한국에도 외국 사람이 많이 살아 영문 표기가 되면 손해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며 영문표기에 찬성했다.

"이 참에 주민등록증이 왜 필요한지 따져보자(아이디 zirgling)" "차라리 해외용 명함을 만들자(아이디 paxcoreana18)""분실 염려 없게 몸안에 신분증 칩을 이식하자(아이디 cyber kim)". 간혹 찬반을 떠나 이색적인(?) 댓글도 눈에 띄었다. 전대식기자 man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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