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만난 새 트렌드] 도시농업 싹수가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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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24일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제12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는 모두 12만 5천 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실내(벡스코)에서 열린 도시농업박람회에 4만 7천 명이 찾은 것과 비교한다면 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부산시는 올해 도시농업 육성 방안을 세우면서 텃밭은 지난해 118ha보다 16.9% 증가한 138ha(가구당 1㎡ 규모)로 늘리고, 도시 농부는 시 전체 인구의 1.8%인 6만 3천 명으로 늘릴 계획을 세웠는데, 그에 견준다면 실로 엄청난 인파가 찾은 셈이다. 올해 부산도시농업박람회에서 특히 눈길을 끈 아이디어 텃밭과 공모전 및 경진대회 수상작, 부산에서 처음 시도되는 팜 파티 등에 대해 알아본다.

■아이디어 넘치는 텃밭 모델

텃밭이라고 다 같은 텃밭은 아니다. 채소의 기능성을 부각시켜 만든 새로운 텃밭 모델로 △맛있는 텃밭(바비큐 텃밭·샐러드 텃밭) △보고 즐기는 텃밭(향이 있는 텃밭·알록달록 텃밭·맨텔의 텃밭) △건강 기능성 텃밭(암 ·당뇨·고혈압·심혈관 질환 예방 텃밭 등) △자원 순환형 텃밭(페트병 화분 외)이 제시됐다. 텃밭을 일구더라도 특정 목적에 따라 작물을 선택하고, 재배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지난 주 열린 부산도시농업박람회
12만여 명 몰려 높아진 관심 반영

다이어트·친환경·스마트 텃밭 등
기능성 내세운 작품 대거 선봬

각종 공모전 수상작들도 한자리
도시농업 밝은 미래 보는 듯

예를 들면, '다이어트 텃밭'의 경우, 매운 고추(캡사이신: 체지방 제거), 감자(100g당 66㎉·칼륨 풍부), 오이(수분 95%, 100g당 20㎉) 등 다이어트에 좋은 작물을 골라서 심는다. 자원 순환형 텃밭은 생수 페트병을 잘라서 만든 페트병 화분①과 버려진 현수막 및 비료 포대를 활용한 텃밭, 폐 팰릿(pallet·지게차 따위로 물건을 실어 나를 때 화물을 쌓는 틀) 텃밭을 선보였다.

도시 경관과 어울리는 친환경적이고 실용적인 텃밭을 디자인하는 '전국 텃밭 디자인 공모전' 대상은 한국농수산대 동아리 '위너'의 '셰어 힐링 팜(Share Healing farm)'②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일종의 '스마트 텃밭'으로 텃밭 농사를 짓다가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미리 설치한 텃밭 '스마트 안내판'에 스마트폰을 갖다 댄 뒤 연결되는 온라인 카페(cafe.naver.com/snsfarm)를 통해 농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최우수상을 받은 부산대 조경학과 이학준·이현주·정세빈 학생의 '꿀비'③는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반가운 비를 텃밭 디자인에 적용한 것으로, 빗물을 재활용한 아이디어가 높이 평가됐다.

'전국 생활 원예 경진대회' 아이디어 정원 일반부 대상은 '시각의 미각화'④를 선보인 오성호(부산대 조경학과 4년) 씨가 수상했다.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를 식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수생식물로 표현한 수프, 잔디로 만든 스테이크, 틸란시아 샐러드, 다육식물로 장식한 무지개색 모래 디저트, 이끼 와인 등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였다. 
■농장주, 도시소비자 초청 '팜 파티'

농업 트렌드의 하나인 '팜 파티'도 소개됐다. 팜 파티는 말 그대로 농장을 의미하는 팜(Farm)과 파티(Party)의 합성어로 농장주가 도시소비자를 직접 농장으로 초청해 농촌 문화와 농산물을 주제로 다양한 먹을거리, 공연, 체험, 농산물 정보 제공 및 판매하는 행사. 기장군 내에서 뜻을 같이하는 10개 농가협의체가 모인 '기장군팜파티협의회'(회장 박민준·셀프카페농원 '풍경속으로' 대표·010-6238-9789)가 부산에서는 선두 주자다.

이 중 스타트를 끊는 '꽃길을 따라서' 체험학습장⑤(대표 성재영·010-2449-1481)은 30일 오후 2시~8시 30분 기장군 기장읍 내리길 612번지에서 '힐링 팜 파티'를 연다. 이날 팜 파티에선 딸기 따기 체험과 트랙터 마차 타기, 뷔페식 농촌 식사, 색소폰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비는 1인당 3만 원(13세 이하 어린이는 2만 원). △해천농원(대표 문경조·딸기와 열대과일, 절화용 꽃 재배) △문정농원(문동조·꿀 생산) △셀프카페 '풍경속으로' △약초의향기농장(박태순·약조청 생산) △철마산웰빙농원(손광열·블랙베리, 야콘, 둥근마 등 친환경 재배) △나온허브농원(신대겸·허브 농원) △예동꽃농원(한상준·식용꽃 화훼 전문 농원) △참풀약초농원(한인열·약용식물 재배) △두명주말체험농장(허한범·관광형 도시텃밭 체험 농장) 등도 이어서 팜 파티를 연다. 호스트 농장이 아니더라도 각각 재배하거나 생산한 물품으로 팜 파티에 참가할 예정이다. 
■방문객 눈길 끈 기타 부스들

이 밖에 △㈔한국수경가드닝협회의 '수경재배'(관련 기사 17면) △농업회사법인 세경팜㈜의 지렁이 분변토(경남 김해 진례·070-7636-0048) △부산귀농학교(051-462-7333) '씨앗 받는 농사'(씨농) 토종씨앗 전시 △감천마을 꽃차문화원의 '꽃차' △2만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해설과 함께 교과와 연계해 학습할 수 있는 '미래자연체험학습관'(기장군 철마면·051-508-7062) △치유 텃밭 모델을 전시하고 장애 텃밭 체험을 실시한 '치유 텃밭' 체험 △가드닝 체험장 등 가드닝 트렌드관 △'실내 공간에 어울리는 기능성 식물-공기 정화 식물'(관련 기사 17면)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시농업기술센터 김현숙 선임주무관은 "올해는 행사를 야외에서 개최해 부산 도시농업의 대중화에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라면서 "각종 농사 체험과 마스터가드너(Master Gardener·농업을 매체로 생산적 여가 활동과 사회봉사로 지역사회를 선도하고자 하는 도시농업 및 도시원예 민간 전문가)의 접목·삽목 실습 등이 특히 인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선임주무관은 "초·중·고 화훼 창작 경진대회에 초등학생과 시각 장애인 고등학생이 참가한 것도 뜻깊었다"고 덧붙였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성재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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