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3' 무더위 서늘하게 식힐 색깔 다른 3가지 단편
영화 '무서운 이야기3'가 충무로에서 보기 드물게 공포 시리즈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수필름 제공충무로에서는 드물게 공포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 3편이 '화성에서 온 소녀'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 1일 선보였다.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 이 시리즈는 여러 편의 단편을 묶어 기존 공포와 다른 자기만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작품 속에는 백승빈 감독의 공포 설화 '여우골', 김곡 감독의 질주 괴담 '로드레이지', 김선 감독의 인공지능 호러 '기계령' 등 3편의 단편이 한 데 모였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브릿지 에피소드'가 더해졌고, 이는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여우골' '로드레이지' 등
더 분명해진 주제 의식
SF적인 상상력 돋보여
기계들이 지배하고 있는 행성에 불시착한 소녀(김수안)는 기계(차지연)에게 이 곳으로 오게 된 이유를 알려주며 인간에 대한 공포의 기록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 전편들과 달리 이번에는 SF적인 상상력을 적극 활용해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른다.
먼저 '여우골'은 다리를 다친 선비(임슬옹)가 낯선 마을에서 겪는 일을 다룬다. '전설의 고향' 같은 느낌과 SF 요소를 적절하게 배합해 독특한 설화 공포를 만들어 냈다. 이를 통해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인간의 무력함과 인류로 인해 망가진 지구를 이야기한다.
'로드레이지'는 한밤중에 여행을 떠난 커플(박정민, 경수진)과 난폭하게 질주하는 덤프트럭을 통해 보복운전, 묻지마 살인 등 현실적인 오싹함을 선사한다. 사람들의 잔인한 면모와 어리석음을 꾸짖는다.
'기계령'은 인간으로부터 버려진 인공지능 로봇 둔코(이재인)의 잔인한 복수극이다. 기계를 악령이 덧씌워진 귀신으로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또 인류의 이기심과 오만을 비판하는 동시에 인공지능의 위험한 미래를 암시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배경과 내용을 품고 있지만, 모두 공통된 하나의 주제로 향한다는 점이 3편만의 특징이다. 이로 인해 브릿지 에피소드의 역할도 한층 강화됐다.
전편에서는 단순히 각각의 단편을 소개하는 기능적인 면에 국한됐다면, 이번 작품은 영화의 메시지를 유기적으로 말하며 좀 더 명확한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각 에피소드의 완성도와 공포의 편차가 있다는 점은 아쉽지만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꾸준히 한다는 점에서 다음이 궁금해지는 영화다.
황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