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본격 시행] 업계 곳곳 '곡성' 피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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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여파로 손님 발길이 뚝 끊긴 서울의 한 고급 한정식집. 연합뉴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첫날 부산지역의 고급 음식점과 호텔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손님이 감소하고 행사도 취소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전국의 화훼산업도 크게 위축됐다. 특히 국내 산업계도 신제품 출시 행사의 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마케팅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부산의 고급 식당업계는 울상이다. 고객의 발걸음 뚝 끊어지면서 평소보다 절반 이상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의 고급 일식점인 A 식당에는 고객이 확 줄었다. 평소 하루 30~40팀의 고객들이 방문했으나 어제는 10팀 정도였다. 그나마 방문한 고객들도 3만 원 이하 메뉴만 주문하다보니 매출액도 평소의 30%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적자도 우려되고 있다. 법 여파로 당분간 고급 음식점의 타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식당의 사장은 "경영난이 심화될 경우 생존을 위해 저렴한 메뉴를 파는 식당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음식점·호텔 직격탄
예약·행사 등 취소 잇달아
화훼업계도 매출 급감
기업 신제품 출시 우왕좌왕

또다른 고급 일식집인 B 식당은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난 28일 매출이 평소의 6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저녁 예약률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타격이 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매출 하락이 더욱 본격화될 조짐이라는 데 있다. B 식당 종업원은 "예전 같으면 하루에 3~4건 꼴로 일주일치 예약이 잡혀있을 텐데 지금은 예약 장부가 텅텅 비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직접적인 영업 손실을 입었다. 부산 해운대 한 특급호텔의 경우, 이미 예약이 잡혀있던 제약업체의 연회 행사가 취소됐다. 이 호텔 관계자는 "객실 예약과 식음료 부문은 아직 시행 초기라 그런지 아직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연회 행사는 확실히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급호텔 측은 식음료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화훼업계의 경우 교사의 인사발령이 있던 지난 7~8월 매출이 예년보다 크게 줄기 시작해 법 시행 후 주문이 더 감소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 산업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전자업계 등 산업계에서도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연기하거나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정기적으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진행하던 기업들도 행사 개최 여부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또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행사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여하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마케팅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취재 편의를 제공하기 어려워 첨단 기술을 국내 언론에 소개할 수 없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형·민지형·안준영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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