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 특검 "대면조사 불발로 절반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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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수사팀장, 이규철 특검보, 박충근 특검보, 이용복 특검보, 박 특검. 연합뉴스

박영수 특별검사는 6일 수사 결과 발표에서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 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 특검 수사는 절반에 그쳤다"고 자평했다. 구속 기소 13명을 포함해 역대 특검 사상 가장 많은 30명을 재판에 넘기는 기록을 남겼지만,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이 불발돼 박 대통령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수사 결과 보고서에서 검찰에 이관하는 박 대통령 관련 사건으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의 뇌물수수 혐의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 △문화계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언급했다. 특검 수사에서 추가로 입건한 혐의들이다.

비선 진료 등 상당 부분 밝혀
무면허 의료인까지 靑 출입

정유라 이대 입학 비리 관련
김경숙 학장 남편 보직 지시

특검팀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박 대통령 사이에 오간 부정한 청탁의 내용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시 삼성물산 의결권 손실 최소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은 박 대통령과 최 씨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라고 봤다.

'비선 진료' 의혹도 특검 수사 결과 상당 부분 밝혀졌다. 특검팀은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이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께까지 최소 14회 청와대 관저를 출입하면서 최소 5회에 걸쳐 박 대통령에게 보톡스 등 미용 시술을 했고, 대통령 주치의나 의무실장도 모르게 자문의나 자문의 소속 간호사가 혼자 관저에 들어와 대통령을 진료하거나 주사제 처치를 하고, 대통령 혈액이 외부로 무단 반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주사 아줌마'는 2013년 3월부터 11월까지 6~7회, '기 치료 아줌마'는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월 평균 2회, 운동치료 '왕십리 원장'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차례 관저를 드나드는 등 무면허 의료인들도 대통령을 상대로 의료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해 김영재의원의 중동 진출 지원을 지시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특검은 밝혔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시와 학사 비리 사건에서 이화여대가 정부 지원을 몰아받는 과정에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특검은 밝혔다. 단, 박 대통령이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지시해 김경숙 이화여대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남편인 김천제 건국대 교수를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명시했다.

이밖에 특검팀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구속영장에 포함된 직권남용 등 11개 범죄사실에 대한 총 25권 수사기록 일체를 검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검찰이 훌륭한 수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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