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부산의 미래다] 2. 관광도시 부산에도 기회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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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수도 역사, 국가대표 관광상품으로 잠재력 충분"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부산이 세계 평화수도가 되면 원도심 등지에 산재한 피란수도 유산의 가치는 더 커질 것으 로 기대된다. 8일 서구 부민동 임시수도기념관. 강선배 기자 ksun@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부산이 세계 평화수도가 되면 원도심 등지에 산재한 피란수도 유산의 가치는 더 커질 것으 로 기대된다. 8일 서구 부민동 임시수도기념관. 강선배 기자 ksun@

평화는 관광도시 부산에도 기회다. 그동안 북핵 위협과 같은 악재가 터질 때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 관광 업계는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 피란수도 부산이 진정한 평화수도로 거듭나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연구원 ‘2018 10대 상품’

부산 ‘피란수도 1023일’ 꼽아

원도심·부산항 등 유산 8곳

유네스코 잠정목록 등재 호재


수도권·강원 지역 관광객 설문

90%이상 “피란수도 잘 몰라”

대중적 인기 얻기엔 한계 분명

가이드 양성·콘텐츠 개발 필수


■세계유산 잠정목록 품은 부산


부산연구원은 최근 ‘2018년 부산 10대 히트상품’의 하나로 ‘피란수도 1023일’을 꼽았다. 한국전쟁 당시 1023일간 우리나라 임시수도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부산의 역사가 가진 관광상품으로서의 잠재력을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피란수도 버스 투어 상품을 선보였던 부산여행특공대 손민수 이사는 “부산의 강점은 피란수도 당시 모습을 보여 주는 유적이 곳곳에 있어 관광객들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남북 해빙 분위기를 타고 부산이 세계 속의 평화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면, 원도심과 산복도로 등지에 산재한 피란수도 유산의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피란수도 시절 유산 8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것도 호재다. 우리나라 근대유산 중 처음으로 세계유산 등재의 물꼬를 튼 덕분에 화제성도 크다. 부산시의 계획대로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목록에 선정되고, 2025년 유네스코 회의를 통해 세계유산 최종 등재까지 결정된다면 전 세계의 이목을 끌 대표 관광상품이 탄생할 전망이다.


■다크 투어리즘 한계 벗으려면


부산관광공사가 지난해 체험강좌 ‘피란수도 부산 시민교양반’과 피란수도 투어 상품을 운영한 결과 호응도 높았다.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과 학생을 포함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부산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본격적인 모객에 나서기에는 아직까지 한계도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 대형 여행사가 수도권과 강원 지역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해 본 결과 90% 이상이 피란수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산관광공사의 자체 조사 결과 부산 시민의 약 70%가 피란수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에는 다크 투어리즘(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 상품이 가진 한계도 있다. 백미희 부산관광공사 국내관광마케팅팀 차장은 “임시수도기념관에 지역 연극인을 투입해 퍼포먼스 이벤트를 넣었더니 반응이 좋아 앞으로 재미를 줄 수 있는 융복합 콘텐츠를 더 개발하려고 한다”며 “또 일부 관광객들에게는 기존 해설사의 설명이 무겁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콘셉트가 있는 가이드, 이색 가이드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전쟁 위기에서 벗어나 평화가 정착돼야 부산이 평화수도라는 보다 긍정적 이미지로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 지역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무대에 북한 공연단도 함께 설 수 있을 때 이름처럼 진정으로 하나 된 아시아의 의미를 보여 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외국인 관광객도 안전에 대한 의심 없이 부산을 방문할 수 있고, 남북 합동 무대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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