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엄마들은 다 아는 ‘우리 아이 꿈 찾기’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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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집에 의사 나고, 선생 집에 선생 난다”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말이지만 아이가 보고 듣는 만큼 자란다, 보는 대로 배운다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말이다.


최근 교육부가 내놓은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봐도 초등학생을 제외한 중·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1위는 교사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이 교사이다 보니 가장 먼저 고려하는 직업이 교사인 셈. 올해 초등학생들의 경우 유튜버와 같은 크리에이터가 희망직업 3위에 오른 것도 흥미로웠다. 그만큼 아이들이 유튜브를 많이 접하며 산다는 얘기다.

구진영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장학사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 세계가 있다는 걸 알게 해주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면서 “경험을 많이 한 아이일수록 나중에 진로 선택을 할 때 선택지가 넓고 자신에게 맞는 직업도 잘 찾아간다”고 말했다. 유아와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가 고가의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있다. 부산에 이 시설이 들어서기 전까지 이곳에 가기 위해 1박 2일 일정을 잡고 아이와 함께 서울에 다녀오는 이들도 많았다.

여기 무료로 누릴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진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직업체험 프로그램 인기

접수 1분 만에 마감되기도

14개 구·군 센터도 운영

◆꿈담기

직업 체험에 대한 아이들과 학부모의 욕구가 거세지면서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가 올해 처음 내놓은 프로그램이 꿈담기(학생들의 꿈을 담아내는 기업)다.

센터는 올 초부터 부산은행과 한국거래소, 부산교통공사,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금융투자협회, 에어부산과 협약을 맺고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에어부산은 지난 24일 첫 협약을 맺고 올 겨울방학부터 진로체험에 들어가는데 신청이 시작되고 1분 만에 마감이 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멀리 경남 지역에서도 신청 문의가 쇄도했을 정도다.

서은경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장학사는 “보통 학교당 1-2명 정도로 인원을 제한하는데 그마저도 선착순이라 많은 아이들이 경험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면서 “부산 지역 기업들의 참여가 많아져 아이들이 더 많은 직업군을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겨울방학 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이 신청 마감됐지만 아직 몇몇은 자리가 남아 있으므로 관심 있는 학생들은 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프로그램은 대개 1주일 정도 운영이 된다. 앞서 부산은행과 한국거래소 등은 희망 학생 15~55명을 대상으로 지난 여름방학과 학기 중 주말에 아이들의 직업 체험을 도왔다.

이 중 부산교통공사 프로그램에 참가한 박준규(17) 군은 “문과인 내가 기관사 직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는데 체험활동을 통해 의문이 해결됐고 기관사로서의 꿈을 꾸게 됐다”면서 “나중에 나도 기관사가 꿈인 후배들이나 친구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꿈담기 프로그램 외에도 센터는 올해 BNK부산은행조은극장과 협약을 맺고 뮤지컬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 14명은 지난 28일 BNK부산은행조은극장에서 직접 만든 작품 3편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구·군에도 있어요!

부산에는 부산교육청에서 만든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부산 지역 14개 구군에 포진해 있는 구군진로교육지원센터도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구군센터는 각 지역에 특화된 진로체험처를 발굴하고 직업과 관련한 재능기부를 해줄 수 있는 어른들을 찾아 멘토-멘티로 연결해주곤 한다. 특히 이들 구군센터는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와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센터는 또 진로진학 상담을 해주거나 진로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업특강도 운영한다.

교장 출신으로 해운대구진로교육지원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박희자 센터장은 “올해 우리 센터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중에 빡독이라고 하는 빡세게 독서하자라는 독서 프로그램이 인기가 아주 많았다”면서 “학부모와 함께 참가해 하루종일 휴대폰도 끄고 책을 읽은 뒤 오후에 발표하는 프로그램인데 만족도가 높아 횟수를 늘렸고 지금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각 구군센터끼리는 좋은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함께 정보도 나눈다.

현재 부산 지역에는 14개 구군에만 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지난 20일 추가 협약을 맺어 서구와 중구에도 진로교육지원센터가 구축이 된다. 센터 운영비는 교육청과 기초지자체가 1:1 매칭 투자하는 형태로 분담하며 지원금은 학생 수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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