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고층 빌딩 엘시티 '승강기 말썽', 처음이 아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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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입주민 유 모(50) 씨는 7일 오전 어이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아파트 보안요원이 손으로 승강기 문을 직접 닫고 있었다. 유 씨는 “사람이 승강기 문을 닫는 걸 보고 놀랐다”며 “인위적으로 문을 닫다가 안전 문제라도 발생하면 큰일이다”고 토로했다.

부산 초고층 빌딩인 엘시티에서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는 사고가 재발해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엘시티에 따르면, 지난 7일 엘시티 타워동 승강기 10기의 양 문이 완벽히 닫히지 않았다. 이 문제로 보안요원들이 승강기 앞에 대기하면서 직접 양손으로 문을 닫았다.

이 같은 ‘엘시티 승강기 문제’는 지난해 화재 소방 훈련 때에도 발생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엘시티 입주 이전인 지난해 11월 28일 초고층 화재 소방 훈련 중에 엘시티 타워동 내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았다. 소방 측은 발견 직후 이 문제를 엘시티 측에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훈련 도중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승강기는 문이 열린 채 올라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긴급 상황을 고려한다면 보수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엘시티 측은 승강기 결함이 아니라 ‘연돌 현상’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돌 현상은 외부에서 유입된 바람이 승강기 통로를 타고 위로 치솟는 현상이다.

그러나 연돌현상으로 인한 승강기 문제가 지속할 경우 입주민들이 긴급 상황 발생 초기에 신속히 대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동의대 류상일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고층에서 불이 나면 연돌 현상으로 불이 더욱 커지고 승강기 운행까지 마비된다”며 “화재 발생 초기 단계에서는 입주민들이 승강기를 통해 신속히 대피해야 하는 만큼 연돌현상 방지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승강기 문제로 입주민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한 입주민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승강기 고장 문제로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 입주민은 “승강기 통로만 수백m 높이인데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다. 불안해서 승강기를 이용하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엘시티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친 정밀 점검 결과 승강기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최근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테리어 공사 등으로 외부 유동인구가 많아져 열린 출입문 때문에 연돌현상이 심하게 발생했다. 문제 재발 방지에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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