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주율 110%·가족 이주율 76%, 전국 최고라는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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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중간 평가 내용

부산지역 혁신도시가 국토연구원의 중간평가 결과 정주율과 가족 이주율 등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남구 대연동 혁신도시. 부산일보DB 부산지역 혁신도시가 국토연구원의 중간평가 결과 정주율과 가족 이주율 등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남구 대연동 혁신도시. 부산일보DB

공공기관 이전으로 조성된 전국의 10개 혁신 도시 중 부산 지역 혁신도시(문현·영도·해운대)가 유일하게 계획 인구 대비 정주율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의 가족 정주율 또한 제주에 이은 전국 2위를 달리며 가장 성공적인 혁신도시 모델로 떠올랐다. 반면 부산 혁신도시 입주 기업의 지역 내 거래는 전체의 30% 수준으로 지역 밀착도가 떨어지고, 혁신 도시 주변 지역에서의 인구 유출 문제 등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1일 〈부산일보〉가 단독 입수한 국토연구원의 ‘혁신도시 성과평과 및 정책지원 중간보고’(2019년 12월) 결과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전국 혁신도시의 성과를 △정주(정착) △혁신성장 △상생발전 등 3개 분야로 나눠 평가했다.

국토연구원 3개 분야 평가 보고서

전국 26만여 명 중 74.5% 이주

지역 일자리 창출 성과 ‘뚜렷’

소비도 지역에서 중점 이뤄져

역내 거래는 미진, 밀착도 떨어져


우선 정주 부문에서는 전국 기준 당초 계획인구 26만 7000명 중 74.5% 수준인 19만 6000명이 혁신도시로 이주 완료했다. 특히 부산의 달성률은 109.8%로 전국 1위를 기록했으며, 울산이 95.1%로 뒤를 이었다. 다만 경남은 58.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아 대조를 보였다. 연구원 측은 “경남의 경우, 학교 등 교육기관 확충이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부산과 울산에 비해 정주율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실제 주택공급 비율과 학교 개교, 유치원 개원 현황은 부산과 울산이 모두 목표치를 달성한 반면 경남은 각각 74.7%, 71.4%, 80%에 그쳤다.

이와 함께 혁신도시별 이전공공기관 종사자의 가족동반 이주율도 부산이 75.7%로 제주(76.9%)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울산은 67.8%, 경남은 58.9%를 기록했다.

이처럼 혁신도시 건설로 공공기관·기업 종사자들의 거주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혁신도시 건설 전후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은 줄어든 반면 혁신도시 주변 지자체는 인구유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혁신도시는 3040 인구 비중이 높아 생애주기를 고려한 생활인프라 공급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혁신도시를 통한 지역경제의 성장기반 마련과 경제성장의 효과를 분석한 혁신 성장 부문에서는 고용 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국 모든 혁신도시에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상용노동자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혁신도시 내 안정적 일자리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직능수준3’(대학교 졸업) 이상의 고급 인력 구인 숫자는 대부분의 혁시도시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됐다.

혁신도시 입주 기업은 대체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지역 내 거래는 미진했다. 국토연구원은 2019년 6월 말 기준 혁신도시 내 전체 클러스터 용지 면적 대비 약 63.7%가 분양됐으며 이 중 35.7%가 입주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착공과 준공된 면적까지 포함하면 전체 분양 용지의 92%가 입주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기업데이터 2019년 기준 거래관계 원자료’를 인용, 혁신 도시 입주 기업의 관할 시·도 내 판매 비율이 경남은 55%, 부산과 울산은 각각 36%, 34%에 불과할 정도로 타 시·도와의 판매가 주를 이뤄 혁신 도시에 입주한 기업의 지역경제 밀착도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생 발전 분야에서는 혁신도시와 주변도시 연계성을 분석했다. 국토연구원은 혁신도시와 주변 지역 간의 상호연계효과를 알아내기 위해 통근 소비특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서로가 생활권으로 긴밀히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혁신 도시 내 직장 주소지를 둔 이들의 실거주 주소를 분석한 결과 부산은 혁신도시 내 주거가 40.1%, 동일 시·도 거주가 58.9%였다. 또한 울산은 혁신도시내 근로자들의 42.6%가 혁신도시에, 56.0%가 울산시에 살고 있었으며 경남은 혁신도시에 33.5%, 경남도내에 61.7%가 거주 중이었다. 다만 경남 혁신도시 근로자 중 3.8%는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의 소비도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자료는 2018년 12월 기준 부산혁신도내시 BC카드 지출 자료 건수를 중심으로 분석해 총 241만 9286건 중 부산시에서 이뤄진 소비가 총 155만 3341건(64%), 혁신도시 내에서 37만 6844건(16%)이었으며 타 시·도 소비는 전체에서 20%(48만 9101건)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거래 금액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체 거래 금액 중 67%가 동일 시·도, 11%가 혁신도시 그리고 타 시·도에서는 22%만 소비가 이뤄졌다. 다만 해당 자료에서는 부산 지역 소비 분석 결과만 포함돼 타 혁신도시와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공무원, 교수, 연구원 등 1차 이전 계획 수립 단계에 참여한 이들을 대상으로 전문가자문단을 구성, 심층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결론을 도출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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