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살린 에어백, 어디까지 진화했나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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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자동차(제네시스 GV80) 전복 사고로 차량 내 에어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부터 제네시스 GV80 외관, 센터 사이드 에어백 전개 모습, 에어백 팽창 모습. 현대차 제공 최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자동차(제네시스 GV80) 전복 사고로 차량 내 에어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부터 제네시스 GV80 외관, 센터 사이드 에어백 전개 모습, 에어백 팽창 모습. 현대차 제공

“타이거 우즈를 살린 것은 제네시스 ‘GV80(에이티)’에 장착된 에어백이었다.”

데이비드 하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회장이 최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GV80를 타다가 전복 사고가 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아나운서 박지윤·최동석 씨 부부의 정면충돌 사고와 이번 타이거 우즈의 전복사고를 계기로 차량 내 에어백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차량 사고 시 탑승객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장치인 만큼 자동차 제조사들도 에어백 수를 늘리면서 진보된 기술의 에어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려는 추세다.


‘승객 보호에 가장 효과적’ 주목

신차 출시 때마다 확대 추세

최다 14개·경차에도 8개나

“무릎·1-2열 사이 장착 시급”

■에어백 최다…S클래스와 플라잉스퍼


최근 들어 고급차는 물론이고 경차까지도 신차 출시 때마다 에어백 개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국내 출시(예정) 차량 중 가장 많은 에어백이 장착된 모델은 최근 트림과 가격을 공개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세단 ‘더 뉴 S클래스’와 벤틀리의 ‘플라잉스퍼’로 총 14개의 에어백이 장착돼 있다.

7세대인 신형 S클래스는 2013년 나온 6세대에 비해 에어백이 3개나 늘었다. 특히 이번 모델에 최초로 적용된 뒷좌석 에어백은 부드럽게 펼쳐지는 튜브형 구조체다. 심각한 전방 충돌 때 뒷좌석 에어백이 탑승자의 머리와 목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 주도록 했다. 또한 안전벨트가 3배로 부풀어 충격을 흡수하는 ‘벨트백’도 탑재돼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에어백이 장착된 모델은 플래그십 세단인 아우디의 ‘A8 L(롱바디 4인 탑승식)’과 렉서스 ‘LS’(LS 500h, LS 500 AWD) 모델로 총 12개다. A8 L에는 앞좌석 사이와 뒷좌석 사이 센터에어백까지 있다. LS에는 뒷좌석 쿠션 에어백 2개와 커튼 쉴드 에어백이 2개 각각 탑재돼 눈길을 끈다.

국산차의 경우 국내 자동차 안전도 평가기준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가장 앞서있는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의 장착비율이 수입차에 비해 높게 나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KNCAP(자동차 안전도 평가) 차량의 에어백 유형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제작사는 27개 차종 가운데 22개 차종에 장착돼 81.5%인 반면, 수입차는 16개 차종에 7개 차종에만 탑재돼 43.8%에 그쳤다.

에어백 수도 국산차가 수입차 동급 대비 대체로 많은 편이다. 차급 대비 에어백 장착이 많은 모델로는 한국GM 쉐보레의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로 동급 최다인 10개다.

같은 중형 세단인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도 에어백이 9개로 많은 편이다. GV80와는 1열 센터 에어백만 차이 나는 정도다. 쉐보레의 경차 ‘더 뉴 스파크’도 8개로 동급 최다이다.

수입차 중에선 토요타의 소형차인 ‘프리우스’가 SRS 에어백(시트벨트를 착용한 상태에서만 터지는 에어백)이 10개나 장착돼 있다. 차급에 비해 에어백이 적게 장착돼 있는 브랜드는 폭스바겐과 재규어다. 폭스바겐과 재규어, 르노삼성차 등은 모델별로 평균 6개의 에어백을 장착 중이다.

이에 대해 이들 업체들은 “타 동급 모델 대비 에어백 수는 적지만 차체 강성과 첨단 안전장치 등으로 유로앤캡 충돌 테스트에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에어백 시스템 개선할 점은


현재 국내 출시된 차량들에는 차량의 속도와 안전 벨트 착용 유무에 따라 다른 압력으로 터지는 3세대 스마트 에어백이 많고, 승객의 체중까지 고려한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도 일부 탑재돼 있다.

미국의 경우 4세대 에어백이 의무화 돼 있지만 한국은 아직 그렇지 않다. 4세대 에어백을 장착할 경우 2·3세대에 비해 개당 단가가 배 이상 올라간다. 체형도 미국인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도 덩치가 커지면서 4세대 에어백의 의무장착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전방 충돌에 대비한 무릎 에어백과 충돌 시 승객 간 부딪힘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한 1·2열 탑승객 사이 센터 에어백의 장착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차로 인해 에어백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류도정 원장은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이전과는 다른 다양한 승객 탑승 모양이 나오면서 기존 에어백과 달리 충돌시 승객을 완전히 감싸는 형태의 전방위 에어백, 대응 승객간 보호 에어백 등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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