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은하 신임 부산시 국제관계대사
8월 18일 취임한 부산시 박은하 국제관계대사. 부산시 제공
8월 18일 취임한 부산시 박은하 국제관계대사. 부산시 제공
지난달 18일 부산시청 내부는 새로 부임한 박은하(59) 부산시 국제관계대사 이야기로 술렁였다. 첫 여성 국제관계대사인 데다 직전까지 주영국 특명전권대사로 3년간 일한 최고위직 외교통상 14등급, 쉽게 말해 차관급 대사가 처음으로 부산시에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두 아들을 둔 ‘국내 1호 외교관 부부’로도 널리 알려졌다.
이것 말고도 박 대사의 여러 기록이 눈에 들어온다. 1985년 외무고시를 여성 최초로 수석 합격했고, 1998년 주뉴욕 영사, 주유엔 참사관,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주중국 공사, 공공외교대사 등등 정통 외교관으로서 굵직한 자리를 두루 섭렵했다.
집무실에서 마주 앉은 박 대사가 손사래를 쳤다. 부산항 인근에 온 영국항모 행사에 헬기를 타고 다녀온 직후였다. “수석이라지만 20명 중에서 1등인데, 0점 몇점밖에 차이가 안 날테니 별 의미는 없어요. 당시에 외무고시 합격한 여성은 제가 세 번째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후배들 보면 워낙 뛰어나서 지금 같으면 제가 못 들어왔겠다 싶어요. 2018년에 영국 대사로 갔는데, 거기서도 최초의 여성 한국대사라고 화제가 된 모양이에요.”
부산 서면 인근에 있던 혜화여고 출신인 그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입직 2년 뒤 뉴욕 콜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까지 마쳤다. 이후 외교관 경력까지 합하면 뉴욕에서만 10년 이상 거주한 셈이다.
그는 “대학 시절 잠시 다녀온 배낭여행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너무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외교관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에 어둡고 외교를 잘 못해 빚어진 대한민국의 역사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외무고시가 뭐하는 거냐고 되묻던 시절이었다”며 “민병철 영어 테이프와 미군 방송 AFKN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몰라서 참 용감했던 시절이었다”고 웃음지었다.
처음으로 고향 부산에서 일을 하게 된 박 대사는 요즘 2030부산월드엑스포에 꽂혀 있다. 2010년 유엔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문한 상해 엑스포에서의 경험도 생생하다. 벌써 대한민국의 대표 외교통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한승수 전 국무총리,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회 김영주 위원장 등을 두루 만나 협력을 요청했다.
박 대사는 곽붕 주부산 중국총영사, 마루야마 코우헤이 주부산 일본총영사 등 부산의 외교관을 접견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부산에서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아달라는 시장님 당부가 있으셨지만, 국내 최초의 등록엑스포 개최가 부산을 위해 엄청나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 도시에 비해 부산의 인지도를 더 높이는 일, 10월 두바이 엑스포에서 부산을 홍보하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려고 합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