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섬마을 폐교, ‘길냥이 학교’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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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없어 문 닫은 경남 통영의 한 섬마을 폐교가 집 없는 ‘길고양이’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한다. 국내 최초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 일명 ‘고양이 학교’다.

15일 통영시에 따르면 한산면 용호도에 조성 중인 ‘고양이 학교(조감도)’가 내년 4월 1일 문을 연다.

한산면 용호도 용호분교 부지
국내 첫 고양이 보호시설 조성
총 3억 원 투입 내년 4월 오픈

통영 고양이 학교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고양이 보호시설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한 섬마을 학교를 집 없는 고양이를 위한 공간으로 만든다. 대상지는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다. 용호분교는 1943년 4월 1일 개교해 142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012년 3월 1일 폐교됐다.

통영시는 5000㎡ 부지, 연면적 446㎡ 2층 규모 학교 시설을 리모델링해 입소 전 대기실, 치료실, 일반묘와 노령묘 분리 서식 공간, 사료 보관실, 고양이 이동시설,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캣·북카페 등을 갖춘다. 이를 위해 경남도 주민참여 예산 1억 5000만 원에 시비 1억 5000만 원을 보태 총 3억 원을 투입한다.

개교일은 용호분교 개교기념일에 맞춰 2022년 4월 1일로 잡았다. 1기 입학 정원은 120마리다. 생후 3개월 미만의 구조묘나 주인에게 버림받은 유기묘, 장애묘가 우선 입교 대상이다. 이후 공간과 면적을 고려해 최대 보호 개체 수를 설정하고, 적정 개체 수를 유지하다 입양을 통해 빈 자리가 생기면 충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운영은 섬마을 주민이 주축이 된 비영리 사단법인이 맡는다. 지난달 창립총회에서 최재형(한산농협장) 초대 이사장과 주민 등 11명의 이사를 선임했다. 운영비는 통영시가 지원한다. 내년에만 인건비와 약품비, 사료비 등으로 1억 8000만 원을 편성했다. 법인은 앞으로 고양이를 주제로 한 생명·생태교육과 다양한 영상·전시·공연·축제 등을 통해 유기묘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민선 7기 주요 공약사업에 고양이 학교를 포함했다. 강 시장은 “경남에서만 한해 수천 마리의 유기동물이 안락사하고 있다”면서 “고양이 학교가 동물 생명권 보호과 존중 의식 확산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기업의 관심도 높다. 올해 초 사내에 기업시민사무국을 신설한 포스코건설이 지난달 고양이 학교 조성과 운영 지원 등 상호 협력을 위해 통영시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우선 노후화된 울타리와 학교 주 출입구에 설치된 디딤돌을 교체하기로 했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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