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드라이브]선수 이적이 유니폼 가격에 미치는 영향(feat.손아섭)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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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15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를 떠났다. NC다이노스 제공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15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를 떠났다. NC다이노스 제공

프랜차이즈 스타가 떠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특히나 그 선수를 열렬하게 응원했던 이라면 그 상실감은 더할 나위 없다.

2007년부터 롯데자이언츠에서 활약하던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지난달 24일 떠났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라면 악몽이었던 셈. 이를 기점으로 손아섭 굿즈가 중고 매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손아섭의 이적이 결정되자 중고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인터넷화면 캡쳐 손아섭의 이적이 결정되자 중고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인터넷화면 캡쳐

1000만 원이 400만 원으로

가장 이슈가 됐던 중고매물 판매자는 아이디 '31f****'를 사용하는 이용자다. 31번 숫자는 손아섭의 등 번호이기도 하다. 그는 유니폼 90벌, 2000안타 기념 미니배트, 여러 기록 기념구, 사인볼 다수, 기념 티셔츠 다수, 롯데와 국대 등 관련 모자 20개 이상, 응원 타올 다수, 기타 굿즈들을 판매하며 "유니폼 값만 1벌당 11만 원을 잡아도 약 1000만 원 입니다. 마킹 비용까지 생각하면 유니폼 값만 저 가격을 훨씬 뛰어넘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러 굿즈까지 포함한 가격을 생각하면 절반 이하 가격인 셈.

손아섭 이적 후 손아섭 관련 굿즈의 가격이 하락 중이다. 인터넷 화면 캡쳐 손아섭 이적 후 손아섭 관련 굿즈의 가격이 하락 중이다. 인터넷 화면 캡쳐

시간이 지나가며 가격 하락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처음 올라온 한 손아섭 친필 유니폼은 10만 원에서 해를 넘긴 1월 3일 5만 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 팬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서 빨리 처분하고 싶다"며 가격 하락의 이유도 밝혔다.

다른 팬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네고(가격 협상) 가능'하다고 판매 방침을 정했다. 협상이지만 사실상 더 헐값으로도 처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손아섭은 KBO 최다 안타 기록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일보DB 손아섭은 KBO 최다 안타 기록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일보DB

이제 추가 생산은 없다


손아섭은 롯데를 떠났지만 여전히 이를 구매하거나 소장하는 이들도 있다. 손아섭이 다시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을 일이 있을지 없을지 미지수다. 이는 더 이상 손아섭의 31번이 찍힌 유니폼 생산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생산이 없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희귀 아이템'이 될 확률이 높다.

일부에서는 손아섭의 '레전드' 등극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레전드가 될 경우 오래된 유니폼은 구하기가 어렵기에 가격은 오른다. 손아섭은 2021시즌까지 통산 2077개의 안타를 쳤다. 1988년생인 손아섭은 이미 은퇴한 박용택의 2504 안타가 개인 최고 안타 기록을 넘을 수도 있다. 심지어 올해 향후 7년간 연평균 132안타를 치면 전무후무한 통산 3000안타도 가능하다. 누가 봐도 '레전드'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

여전히 고가에 거래되는 박철순 사인볼. 인터넷 화면 캡쳐 여전히 고가에 거래되는 박철순 사인볼. 인터넷 화면 캡쳐

박철순(OB 베어스)의 경우 당시 사인볼만 5만~10만 원 사이를 오간다. 보통 사인볼보다 최소 5배 이상 비싼 가격. 박철순뿐만 아니라 이승엽(삼성 라이온즈)도 4만 원 전후로 책정되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근마켓에서는 홍대갈(홍성흔 이대호 가르시아 클린업 트리오)+강민호의 2008년 사인볼이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미 가르시아와 강민호는 롯데를 떠났지만 2008년 제리 로이스터 시절 재미있는 야구를 했던 추억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아섭이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 부산일보DB 손아섭이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 부산일보DB

나만 깔 수 있다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프랜차이즈가 떠나는 것은 아쉽다. 많은 팬들도 손아섭을 잡고 못 잡고의 문제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15년간 특유의 파이팅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기에 더욱 그렇다.

롯데 팬의 특징이 있다. '까도 내가 깐다'다. 다른 팬들이 롯데 선수의 플레이 등을 비난하면 '욱'하기도 한다. 그만큼 애정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손아섭은 누가까도막아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한 팬은 "기왕 간 거 롯데전만 빼고는 잘했으면 좋겠다"며 "롯데 팬은 항상 투지넘치는 선수들을 좋아하는데 나중에 코치로라도 돌아오면 좋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내가 좋아해서 열심히 응원한 선수였지만 이제는 더 응원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내가 왜 부산에 태어나서 이 팀을 응원하고 있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1000만 원이 넘게 유니폼을 사 모았던 팬이 남긴 글이다. 올 시즌에는 그 아쉬움이 사라지길...


※이 기사는 아래 링크를 통해 <부산일보> 인터랙티브 스토리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tory.busan.com/2022010215121303934/2022010215121303934.html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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