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죽은 딸 불쌍해 버텨야 하는 명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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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키운 딸 외지서 강도 피살
정신과 치료 받아도 뜬 눈 일쑤
재판 마무리 위해 고군분투
고통 속 새 거처 마련 길 막막

명호(가명) 씨는 한 달에 두 번 딸을 만나고 옵니다. 딸을 만나러 갈 때면 일부러 걸어서 오갑니다. 왕복 14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기에 딸을 만나고 오면 두 다리가 부어오릅니다. 그래도 그 길에 서 있으면 잠시나마 삶의 고통을 잊을 수 있어, 걷고 걷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명호 씨는 남은 가족이 없습니다. 20여 년 전 이혼 뒤 홀로 딸을 키웠으나, 사업 실패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컸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버텨왔습니다. 2년 전 20대 후반이었던 딸이 먼 도시에 잠시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습니다. 그러나 그날부터 연락이 끊겼고, 결국 실종신고까지 했습니다. 불행히도 딸이 숨졌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딸은 강도살인 사건의 피해자였습니다.


억울하게 딸이 세상을 떠난 뒤 명호 씨는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같은 말로 그의 고통을 표현할 수는 없을 겁니다. 지금도 명호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하루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고, 악몽을 꾸고 가위에 눌립니다.

딸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딸의 억울함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먼 도시에서 사건이 발생했지만, 명호 씨는 먼 길을 오가면서 수사에 협조했고 재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활이 이어지니, 가뜩이나 어려웠던 경제 사정은 더 힘들어졌습니다. 교통비, 숙박비 등으로 돈이 나가면서 수급자인 명수 씨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왔습니다. 월세는 밀렸지만 집주인은 많은 편의를 봐주었고, 이웃들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집주인이 바뀌면서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곧 집을 비워줘야 하는데 명호 씨의 재산은 보증금 100만 원이 전부입니다. 이 돈으로 새 거처를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아 딸의 유품을 가지고 이사를 해야 하기에, 말 그대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입니다. 아직 딸을 편히 보내지도 못했는데, 당장 먹고사는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 딸이 잠들어 있는 공원묘지를 가는 길에서만 잠시 이런 고통을 잊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명호 씨의 바람이 남은 재판이 마무리돼, 딸이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날이 오는 겁니다. 그리고 일이 마무리되면 신용회복과 구직을 통해 자립하고 싶습니다. 미처 피지도 못하고 꺾여버린 딸의 몫까지 대신 짊어지고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아마 딸도 그러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명호 씨에게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개금1동주민센터 이주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2일 자 혜자 씨 사연

지난 2일 자 혜자 씨 사연에 110명의 후원자가 429만 552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39만 9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새 보금자리의 보증금으로 사용됩니다. 혜자 씨는 이사를 하게 되면 건강도 좋아질 것 같다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을 위해서라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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