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원도심-동·중부산 ‘중등 영어 성적 격차’ 2016년 8.5→ 2020년 9.34점 [부산 교육격차 토론회]
교육격차 얼마나 심각한가
교육 현장의 교사와 학계 전문가들은 부산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주저 없이 꼽는다. 고착화된 지역 간 격차는 해마다 커지고 있고, 이는 부산 전체의 기초 학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쏟아진 제언을 토대로 교육 당국이 학력 신장과 지역 간 교육 격차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시교육청이 2020년 진행한 ‘부산교육패널조사 학업성취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어, 영어, 수학 모두에서 동서 학력 격차가 수치상으로 확인된다. 초등 영어 교과의 경우 서부산·원도심 지역과 동부산·중부산 간 학력 격차가 2016년 10.29점에서 2020년 13.46점으로 커졌다. 중등 영어 교과의 경우에도 2016년 8.5점에서 2020년 9.34점으로 초중등 모두 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 차이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커졌다. 중학교 1학년에서 1.26점에 그쳤던 국어 과목 성취도 차이가 2학년 때에는 8.79점으로 커졌다. 수학은 중1 때 11.77점에서 고1 진입시점에는 무려 23.35점까지 차이가 났다. 부산교육패널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지역별 표본 학생을 대상으로 4~10년 동안 교육 활동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역 간 교육 격차는 부산 전체의 학력 저하로도 이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단적인 예로 부산의 수능 고등급 비율은 해마다 감소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결과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부산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감소 추세로,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어 교과의 경우 2015학년도 1등급 비율 3.5%, 2등급 비율 7%에서 2021학년도에는 1등급 2.2%, 2등급 4.4%(전국 평균 1등급 2.9%, 2등급 4.9%)로 낮아졌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희규 신라대 사범대 교수는 “막연히 교육 격차가 있다는 수준을 넘어 냉혹한 진단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공교육이 나서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부산 학력 신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