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서 가장 비싼 요금, 거덜 난 시 대중교통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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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패스 개선, 정책 실효성 높이고
낮은 수송분담률 서울처럼 올려야

지난해 12월 개통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앞 중앙버스전용차로의 모습. 부산일보DB 지난해 12월 개통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앞 중앙버스전용차로의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이 전국에서 대중교통 요금이 가장 비싼 도시라는 새로운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부산시 물가대책위원회가 10월 6일부터 시내버스 요금 350원, 도시철도 요금 150원 인상안의 심의를 통과시킨 결과다. 도시철도 요금은 내년 5월에 150원을 추가해 총 300원을 인상한다. 말이 좋아 단계적 인상이지 조삼모사 정책에 농락당하는 기분까지 든다. 이제 곧 부산시민들은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비싼 대중교통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타게 생겼다. 부산 대중교통의 서비스 질이 전국 최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체 부산시민이 뭘 잘못해서 이런 피해를 봐야 하는가.

부산시는 대중교통 운영 적자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시내버스 요금 인상은 10년 만이고, 도시철도 요금은 6년 만이라 인상 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장기간 한 푼도 못 올렸으니 이번에는 많이 올려야겠다는 설명은 폭력적이다. 대중교통은 이동권 보장과 직접 관련이 있다. 복지적 성격이 강해 다른 생활물가와는 차원이 다르다. 또한 대중교통 요금이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기에 그동한 신중했던 것이다. 부산 대중교통의 적자는 시민들이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더 많이 이용해 생기는 낮은 수송분담률 때문이라고 한다. 적자 때문에 요금을 인상한다지만 요금이 비싸지면 이용률은 더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처럼 낮은 수송분담률을 해결하지 않고 시민에게 고통만 전가하는 것을 제대로 된 대중교통 행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부산 시내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고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간 환승은 불편하다는 여론이 여전하다. 감사원은 2021년 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의 대중교통 친화 도시 표방은 말뿐이었다. 실제로는 승용차 중심 정책을 펼치니 인구가 줄어도 자동차가 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대중교통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시는 시내버스 회사의 공공·투명성 제고 및 서비스 향상에 힘쓰고 도시철도와 중복되는 버스 노선 정리 등 종합적인 대중교통 운영 개선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4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서울시의 60%대 가까이로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당장은 대중교통 통합할인제인 동백패스의 성공이 급선무다. 버스, 도시철도, 경전철, 동해선 이용 금액이 월 4만 5000원에 이르면 월 9만 원까지 초과 사용액을 동백전으로 환급해 준다는 혜택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동백패스는 현재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까지 대중교통 이용으로 유인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은행에서 발급된 카드로 동백패스를 이용해야만 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시스템 상의 한계가 너무 아쉽다. 하루속히 개선 방안을 찾아 동백패스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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