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시마호 유해, 이제는 조국으로”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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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
유해 봉환 등 후속 조치도 요구

24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에서 광복 78주년 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평화재가 열렸다. 시민이 우키시마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4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에서 광복 78주년 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평화재가 열렸다. 시민이 우키시마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속보=78년 전 한국인 강제노동자 수천 명이 희생된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부산일보 8월 8일 자 1·4·5면 등 보도)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이 나섰다. ‘잊힐 위기’에 놓인 사건의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고, 유족의 숙원인 유해 봉환을 이뤄내는 데 힘쓴다.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우키시마호 침몰 78주년인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양국의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야 의원 총 28명이 공동 발의했다. 야당(더불어민주당 23명, 무소속 3명, 정의당 1명)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김태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동참했다.

결의안은 한일 정부가 희생자 유해 봉환과 우키시마호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한국 정부에는 희생자 추모 정책 수립과 관련 예산 지원을 촉구한다. 김 의원은 “국회는 참혹한 사건으로 고통과 피해를 겪은 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양국 정부에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최소한의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에서 광복 78주년 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평화재가 열렸다. 시민이 우키시마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4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에서 광복 78주년 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평화재가 열렸다. 시민이 우키시마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족 김영채 씨는 “아버지는 강제로 일본에 끌려가 힘든 노역을 하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면서 “일본은 78년이 지나도록 유해를 돌려주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 전재진 대표는 “국민유해봉환처를 신설해 우키시마호뿐 아니라 전체 유해 봉환에 나서야 하고, 추모 사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야외 추모공원에서는 우키시마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모평화제가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는 이날 결의안을 통해 유해 조사 전담팀 구성, 역사 공간 조성 등의 계획을 밝혔다. 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유족과 시민이 함께 유해 봉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송숙희 여성특별보좌관은 “유해 수천 구가 마이즈루항 앞바다에 잠겨 있다. 수습된 유해도 일본에 남아 있다”면서 “부산시는 (추모협회의)결의사항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키시마호 침몰 78주년인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우키시마호 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해 봉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홍걸 의원실 제공 우키시마호 침몰 78주년인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우키시마호 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해 봉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홍걸 의원실 제공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당초 목적지 부산항이 아닌 교토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한영용 유족회장 등 고령에 접어든 유족들은 일본에 남은 희생자 유해 봉환과 추모 공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일보>는 자매지 <서일본신문>과 ‘8000 원혼 우키시마호 비극’ 공동 기획 보도를 통해 전국에 남아 있는 생존자와 유족의 마지막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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