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구 한라IMS 대표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되면 아이들 미래 달라질 수 있어” [고맙습니다, 선배님!]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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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양산 물금초등·서부산 아동에
동창회와 함께 2000만 원 장학금
어린 시절 가난 탓 못 해본 게 많아
“후배들은 재능과 소질 찾았으면”

모교인 양산 물금초등학교 학생들과 서부산 저소득 아동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한 한라IMS 김영구 대표. 모교인 양산 물금초등학교 학생들과 서부산 저소득 아동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한 한라IMS 김영구 대표.

“어릴 때 못해본 게 많아 아쉬웠습니다. 예체능이든 공부든 아이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지난달 29일 부산 강서구 화전동 본사에서 만난 한라IMS 김영구 대표이사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모교인 양산 물금초등학교와 서부산 저소득가정 아동에게 장학금 지원을 약속했다. 동창회장인 그가 1400만 원을 준비하자 물금초등 동창회가 600만 원을 보탰다. 김 대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부산일보〉가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시작한 모교 지원 프로젝트 ‘고맙습니다, 선배님!’ 캠페인의 5번째 주자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재능과 소질을 찾는 데 장학금을 썼으면 한다”고 했다. 소득 격차로 음악·미술·체육 등 다양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가 많다는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저소득층 아동에게도 균등한 교육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인생이 풍부해질 뿐 아니라 어떤 아이는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장학금은 물금초등과 강서구 녹산동·지사동·송정동 아동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사진은 양산 물금초등학교. 초록우산 제공 사진은 양산 물금초등학교. 초록우산 제공

양산에서 물금초등과 중학교를 졸업한 김 대표는 16세에 부산으로 왔다. 부산기계공고와 동아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조선 기자재를 다룬 무역회사에 다녔던 그는 서른에 한라레벨인스트르먼트를 세웠다. 선박 부품 등으로 글로벌 기업이 된 한라IMS의 전신이다.

회사를 키우고 어느덧 물금초등 총동창회장이 된 그는 후배들을 만난 뒤 기부를 결심했다. 35년간 사업을 해온 서부산 아이들도 함께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물금초등이 폐교 위기를 넘기고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다”며 “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등에서 자라며 도움이 필요한 후배들이 50~60명 정도 되는 걸로 파악됐다”고 했다. 이어 “서부산 일부 지역은 발전하고 있지만, 공단을 중심으로 환경이 어려운 아이가 많다”며 “아이들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부를 해온 김 대표도 시골에서 어렵게 자랐다. 그는 “라면이 비싸던 시절 국수를 넣어 동생들과 나눠먹기도 했다”며 “공부를 잘했는데 인문대학에 갈 형편이 안 됐고, 돈을 벌면서 공대를 졸업했다”고 했다. 이어 “뒤늦게 합창을 배우고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 쉽지 않다”며 “〈부산일보〉 ‘고맙습니다, 선배님!’ 기사를 보고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한국해양대, 동아대 경영대학원 등에 장학금을 내는 등 다양한 기부 활동을 해왔다. 부산낙동로타리클럽에서 봉사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몽골, 아프리카, 키르기스스탄 아이들도 지원했다. 그는 “개인이 어려우면 동창회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라도 캠페인에 동참하면 좋을 듯하다”며 “언젠가 모교 선배에게 도움을 받은 후배들이 조금씩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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