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전립선암과 로봇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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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동 동아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국립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전립선암은 폐암·위암에 이어 남성 암 발생률 3위를 차지했다. 증가율 또한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남성 암 발생률 1위는 전립선암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곧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소 전립선암에서 최선의 치료는 종양을 모두 제거하는 근친적 전립선 절제술이다. 하지만 골반뼈로 둘러싸여 있는 전립선의 해부학적 위치로 인해 과거 개복 수술을 해야 했던 시기에는 수술의 어려움과 합병증의 발생률이 높아 보편적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오히려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의 선호도가 높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로봇 시스템이 의료계에 적용되면서 많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 치료 영역에서 로봇 시스템의 적용은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로봇을 이용한 광범위 전립선 절제술은 개복 수술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전립선에, 사람의 눈을 대신할 수 있는 고해상도 8mm 카메라와 사람의 손을 대신할 수 있는 같은 굵기의 로봇 팔을 이용해 보다 수월하게 정밀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로봇 시스템이 전립선 적출술에 이용됨으로써 전립선 주위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이해를 크게 향상시켰으며,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부작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미 20년 이상 전립선 로봇 수술은 국내외 여러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립선 적출술 이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은 요실금과 발기부전인데, 로봇 시스템의 도입과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합병증의 발생률은 현저히 줄었다. 요실금의 경우 수술 후 1년 내 회복률은 95% 이상으로 보고돼 환자 만족도가 높지만,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발기부전의 회복률은 최대 70%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전립선 적출술 때 발기신경 보존술식을 시행하더라도 발기부전에 대한 회복률은 수술자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리라 본다.

수술 술기 측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으며, 기존의 복막을 통한 전립선 접근법 이외에도 복막 외, 방광 뒤, 방광, 회음부를 통한 다양한 접근법이 이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전 개복 수술로 인해 복막 내 유착이 심한 경우 복막을 통한 전립선 적출술이 어려울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앞서 기술한 여러 가지 다른 접근법이 이용된다. 또한 최근 로봇 시스템의 발달로 단일공(single port) 로봇 시스템이 소개되면서 3.5cm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전립선 적출술이 가능해져 수술 후 몸에 남는 상처를 최소화한다.

최근 서울 SC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년 대한전립선학회에 참석해 전립선 로봇 수술의 다양한 접근법에 대해 강의하며 국내외 우수한 비뇨의학과 교수들과 깊은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향후 로봇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전립선암 이외에 다양한 질환에 대해서도 로봇 기술의 적용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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