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증원 수요조사 발표 하루 전 돌연 연기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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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 현안 관련 병원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 현안 관련 병원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가 전국 의대를 상대로 실시한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려다 하루 전 돌연 연기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오후 5시께 의대 입학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13일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가 4시간 지나 오후 9시께 브리핑을 취소한다고 다시 공지했다. 복지부는 브리핑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40개 대학의 2030년까지 의대증원 수요를 확인 및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신속히 정리해 이번 주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전국 40개 대학에 2025년∼2030년도 입시에서 희망하는 의대 증원 규모를 제출할 것을 요청해 지난 9일까지 2주에 걸쳐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복지부는 교육부를 통해 각 대학의 희망 증원 규모 수치를 받아 이번 주말 동안 분석을 했고, 분석 작업이 끝나자 결과 발표를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발표 연기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발표가 갑자기 늦춰진 것이 대학들이 제출한 희망 증원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19일에도 의대 정원 확대 폭과 일정 등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발표를 수일 앞두고 계획을 수정해 '증원'이라는 방향성만 제시한 바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각 의대는 2025년도 입시 때 희망하는 증원 수요에서 점차 늘려 2030년도 증원 수요가 최대가 되는 식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인 증원 폭은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2025년도에 2000명대 후반 수준에서 2030년도에는 현재 정원인 3058명도 넘었을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들의 반발과 함께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도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부가 발표에 신중을 기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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