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엑스포 유치전 경험, 부산 도약의 새 동력 되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세계 각국과 맺은 네트워크, 부산 자산
패인 분석해 재도전 위한 무기 삼아야

박빙을 점쳤던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가 예상외의 큰 차이로 실패하면서 부산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국민들도 깊은 상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9일 부산엑스포 유치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에 모인 시민들. 정종회 기자 jjh@ 박빙을 점쳤던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가 예상외의 큰 차이로 실패하면서 부산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국민들도 깊은 상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9일 부산엑스포 유치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에 모인 시민들. 정종회 기자 jjh@

박빙을 점쳤던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가 예상외의 큰 차이로 실패하면서 부산 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국민들도 상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결선 투표는 고사하고 1차 투표에서 무려 90표라는 큰 격차는 지난 500여 일 동안 시민과 정부, 대기업 등이 심혈을 기울였던 유치 노력을 무색하게 할 만큼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누구라도 아쉬움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부산이 왜 험난한 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되돌아보면 명백히 알 수 있다. 실패의 충격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부산의 현재 상황이 정말 녹록하지 않다.

부산이 월드엑스포 유치를 통해 달성하려던 당초 목표는 분명하다. 밖으로는 글로벌 도시로의 도약, 안으로는 국토균형발전으로 집약된다. 2030엑스포 유치를 통한 목표 달성의 첫 시도는 일단 실패로 끝났지만, 부산 미래의 관점에서는 단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한 번의 실패로 미래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면 발전은 영원히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부산의 지난 도전의 역사를 봐도 이는 명백하다. 2002아시안게임, APEC정상회담이 모두 그렇다. 국가적으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우 세 번째 도전 끝에 개최권을 따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였다. 월드엑스포 유치도 마찬가지다.

실패의 그림자가 아무리 짙다 해도 거기서 희망의 실마리를 끄집어내야 하는 상황이 지금 부산이 당면한 처지다. 이번 엑스포 유치 결과로 큰 상실감에 빠진 시민과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다행히 실패에도 그동안의 유치 경험은 오롯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부산이라는 브랜드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전 세계 각국에 소개되고 알려졌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했던 태평양의 많은 도서 국가로부터 저 멀리 카리브해의 여러 국가까지 부산의 매력을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맺어진 인적·물적 네트워크는 부산 외교의 지평을 크게 넓혀 놓았다는 평가다. 향후 부산 도약의 동력이 될 자산이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살리고, 시민 열기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엑스포 유치 재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 들린다. 충분히 나올 만한 제안이고, 향후 반드시 검토해 봐야 할 사안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치 결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반성은 별개의 문제다. 당초 박빙이라던 예상이 왜 이렇게 터무니없이 어긋났는지 유치 전략과 방식, 정보력 등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이 있어야 한다. 또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래야 부산의 재도전도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시민 여론도 그렇다. 엑스포 경험이 부산 재도약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