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의 회장 출마 양재생 회장 “100억 내놓겠다”
당선 땐 사재 출연 거액 기부 약속
청년 스타트업 지원 펀드 등 예정
회비 의존 한계 극복 지원 다변화
제25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이 회장에 당선되면 부산 상공계 발전을 위해 100억 원을 기부한다. 회장 당선 시 사재 출연으로 기부될 100억 원은 청년 스타트업 지원 펀드 등에 쓰일 예정이다. 양 회장의 기부금 쾌척이 향후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회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상의 회장에 당선되면 부산상의에 1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부금은 청년 스타트업과 지역 상공인 지원을 위한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이와 함께 고금리·전쟁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지역 기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기금 운용은 전적으로 부산상의에 맡기기로 했으며, 당선 이후 운용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양 회장이 이 같은 통큰 기부에 나서기로 한 것은 청년들이 대거 부산을 떠나가는 데다 지역을 지키고 있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상공계를 대변하는 부산상의가 전적으로 회비로만 운영되는 특성상 지원 다변화가 어려운 현실도 한몫했다. 실제로 부산상의는 2012년 58억 원에 이르렀던 회비가 2018년 48억 원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와 글로벌 위기 등으로 인해 이번 선거를 앞두고 모일 회비도 50억 원 선일 것으로 관측된다.
양 회장은 이에 앞서 지역 여러 기관에 기부를 이어 왔다. 가족 중 3명 이상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면 주어지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명문가에 이름을 올렸으며, 모교인 동아대와 자녀가 재학 중인 부산대에 각각 1억 원씩 기부하는 등 평소에도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양 회장은 “부산상의를 중심으로 부산 상공계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했다”며 “회장으로 당선되면 우리 사회가 기업을 좀 더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 회장은 이번 주중으로 부산상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억 원 기금 운용방안을 밝히는 동시에 공개토론회 개최를 재차 촉구할 계획이어서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의 대응에 관심이 몰린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서 이 같은 발전기금 기부안이 제시된 적이 있지만 실제로 기부로 이어진 적은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도전하면서 거액의 기부금을 내기로 약속했던 한 경제인은 당선된 이후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부금을 별도로 내지 않아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