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장인화호' 출범..철강·이차전지 '쌍끌이 성공' 과제안고 출발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이 새 사령탑으로 장인화(69) 대표이사 회장을 맞이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장인화 회장은 본업인 철강과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소재를 모두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장인화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 직후 개최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그를 제10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장 신임 회장은 이날 오후 포항 본사로 이동해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장인화 회장은 취임사에서 소재 혁신을 선도하는 그룹 본연의 역할을 되새기며 신뢰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제시했다.
장 회장은 ▲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 문화 구현 ▲ 신뢰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제 구축을 3대 전략 방향으로 정했다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던 자랑스러운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본업인 철강 사업의 초격차 경쟁 우위 회복을 위해 장 회장은 탄소배출 저감 제품 조기 출시 등 경제성 있는 저탄소 공급체제 실현,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수주부터 생산·판매까지 전 공정에 활용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 등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룹의 중요 축이 된 이차전지 소재 사업과 관련해서는 "시장 가치에 부합하는 본원 경쟁력을 갖춰 확실한 성장 엔진으로 육성하겠다"며 "일시적인 시장 정체를 기회로 삼아 우량 자원을 확보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추진해 시장이 회복될 사업 성과가 극대화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주도로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기존 벤처 육성 중심의 발굴을 넘어 그룹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선도기업의 인수합병(M&A) 등 성장 방식을 다변화해 성과 창출을 앞당기겠다"고 해 향후 그룹 차원의 대형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이 진정한 의미의 초일류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라며 그룹의 새 핵심 가치로 소통과 화합의 토대가 되는 '신뢰'를 제시했다.
전임 경영진이 회사 보유 주식을 무상으로 받는 스톡그랜트 형식의 인센티브를 받아 노조 등 회사 내 비판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스톡 그랜트 폐지, 임원 보수 일부 반납 등의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겠다"면서 '임원 특권 내려놓기'를 선언했다
장 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그룹에 발을 들여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등 핵심 보직을 거친 철강전문가다.
지난 2018년 포스코 사장을 맡아 인공지능(AI) 신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 팩토리 체계를 구축해 그룹 핵심 사업인 철강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켰고, 신사업 분야에서도 배터리 양·음극재 사업을 재편해 그룹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8년에는 최정우 전 회장과 '회장 후보자 최종 2인'에 오른 바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장 회장을 보좌해 포스코홀딩스를 이끌 사내이사로 정기섭 전략기획총괄(사장)이 유임됐고, 김준형 미래소재총괄(사장)과 김기수 포스코 기술연구원장(부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최근 단행된 사장단 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는 포스코 이시우 사장, 포스코인터내셔널 이계인 사장, 포스코이앤씨 전중선 사장, 포스코퓨처엠 유병옥 사장 체제로 진용이 꾸려진 상태다.
이날 주총에서는 신임 사외이사로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선임됐고,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가 재선임됐다.
주총 직후 이사회에서는 유영숙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유 신임 의장은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환경부 장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부원장을 역임한 ESG 분야 전문가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