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파묘’, 국내 오컬트 첫 ‘천만 영화’ 올랐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달 22일 개봉 후 흥행몰이
올해 개봉 작품 중 첫 ‘천만’ 돌파
전통적 정서 연대감 인기 요인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천만 영화에 올랐다. 사진은 한 영화관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천만 영화에 올랐다. 사진은 한 영화관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천만 영화’에 올랐다. 한국 오컬트 장르 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모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의 누적 관객 수는 이날 오전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2일 개봉한지 32일 만의 기록이다. 이 작품은 개봉 이후 단 하루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다른 작품에 내주지 않고 흥행 몰이를 해왔다.

이번 기록으로 ‘파묘’는 역대 개봉작 가운데 32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한국 영화로 범위를 좁히면 23번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작 가운데는 ‘범죄도시2’(2022년) ‘아바타: 물의 길’(2022년) ‘범죄도시3’(2023년) ‘서울의 봄’(2023년)에 이어 다섯 번째 기록이다.

이 영화는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 무속인 화림과 봉길이 거액을 받고 부잣집 조상의 묘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다.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엮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2015년)과 ‘사바하’(2019년)를 만든 장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컬트 장르 외피를 입은 작품이 ‘천만 영화’에 오른 건 이 영화가 최초다.


최민식 유해진이 나선 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 최민식 유해진이 나선 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의 주역들이 천만 관객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의 주역들이 천만 관객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주연 최민식은 이 작품으로 두 번째 ‘천만 영화’를 배출하게 됐다. 그는 영화 ‘명량’(2014년)으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었다. 유해진은 ‘왕의 남자’(2005년) ‘베테랑’(2015년) ‘택시운전사’(2017년)에 이어 네 번째다. 김고은과 이도현은 이 작품으로 첫 번째 ‘천만 영화’를 냈다.

눈에 띄는 건 통상 극장가 비수기로 여겨졌던 2월 개봉작이 ‘천만 영화’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 작품 전에 ‘천만 영화’에 올랐던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도 비수기로 분류됐던 11월 개봉작이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가 성수기와 비수기 공식이 깨지고 있다”며 “볼만한 영화가 있고, 입소문이 나면 언제든 극장을 찾는 흐름이 됐다”고 말했다.

그간 오컬트 장르물이 특정 마니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과 달리 ‘파묘’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끈 것도 주목된다. CJ CGV에 따르면 ‘파묘’의 세대별 관객 비중은 20대가 25%, 30대 31%, 40대 22%, 50대 이상 17% 등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영화에 한국인의 DNA에 담겨 있는 오래된 문화 습관이 잘 녹아 있다”며 “전통적인 정서적 연대감이 잘 통해서 다양한 연령층에 소구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강 평론가는 “또 보통 오컬트 장르가 미해결된 결말로 찝찝함을 남겼다면 ‘파묘’는 끝이 명확하다”면서 “오컬트 장르 기존 특성을 뒤집어 깔끔하게 마무리한 덕분에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준 점도 통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도 “기존 오컬트는 악령 퇴마나 공포에 집중했다면 ‘파묘’는 한국적이고 대중적으로 풀어냈다”면서 “그 안에 사회적 메시지를 잘 녹여내 인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