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결국 ‘이름 마케팅’…총선 후보들, 우선 검색 골머리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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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 캠프 포털에 순위 문의하기도
후보 등록 후부터는 후보자 우선 검색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1일 오전 부산 북갑, 북을 후보들이 후보자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북갑, 국민의힘 서병수 북갑,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북을, 국민의힘 박성훈 북을 후보. 김종진 기자 kjj1761@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1일 오전 부산 북갑, 북을 후보들이 후보자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북갑, 국민의힘 서병수 북갑,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북을, 국민의힘 박성훈 북을 후보. 김종진 기자 kjj1761@

4·10 총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 후보들은 ‘이름 알리기’에 안간힘을 쏟는다. 한 후보는 당내 경선을 진행 중이던 민감한 시기에 연예인인 동명이인에게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가 밀리자 이에 대해 문의를 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으로 신설된 부산 ‘북을’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 캠프는 약 2주 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인물정보 검색 노출 순위에 대한 문의를 보냈다. 박성훈을 검색하면 후보보다 동명이인인 배우가 포털 상단에 가장 먼저 노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북구을은 국민의힘 4인 경선이 진행 중으로 후보 이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지난 11일 네이버 고객센터는 캠프 측에 보낸 답변에서 “검색 결과에서 이름이 같은 인물의 노출 순서는 사용자 검색과 클릭 수를 종합해 자동으로 정해지며 생성된 뉴스 기사량과 화제성을 반영해 순서가 자동으로 조정된다”며 “순서는 사용자 검색과 클릭 수를 종합하여 정해지고 있어 임의로 수정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명인과 동명이인인 총선 후보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현재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검색 순위 노출 정책은 사용자 검색과 클릭 수를 종합해 정해진다. 네이버 등 포털에 따르면 전날까지의 사용자 검색과 클릭 수를 종합해 매일 인물 검색 노출 순위를 업데이트한다. 다만 모든 포털사이트는 지난 21~22일 총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 정보를 제공하면서 현재는 다른 인물보다 후보자를 상단에 노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사하을 이재성 후보의 포털 검색 경쟁자는 독일 분데스리가 ‘FSV 마인츠 05’에서 뛰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다. 이 후보는 “우선 순위 노출은 검색량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지금은 축구 시즌이라 이재성 선수를 쉽게 이길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연제 김희정 후보의 경쟁자는 연예인들이다. 김 후보는 “동명이인인 연예인 2명이 화보나 드라마를 찍으면 노출 순위가 쉽게 바뀌는 탓에 순위 자체는 별로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며 “흔한 이름이라 정치 신인 일 땐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각인이 되기에 어려웠지만, 지금은 친근함이 강점이라 생각하며 유세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동래 박성현 후보의 경쟁자는 LPGA 선수와 연극배우 등이다. 국민의힘 해운대갑 주진우 후보는 기자, 국민의힘 동래 서지영 후보는 가수 겸 탤런트가 경쟁자다.

앞서 지난달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민의힘 정호윤 사하을 예비후보와 이름이 같은 성인영화 배우 포털 검색량이 급증하자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정 후보 측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검색량을 인위적으로 늘려 검색 상단에 본인이 표시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포털사이트 업무를 방해했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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