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롤러코스터 장세에 ‘지금이라도?’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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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반감기 가격 상승? ‘글쎄’
기관 대규모 자금 유입 ‘관건’
‘빚투’ 나선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하락세에 ‘줍줍’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원화 시세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원화 시세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비트코인이 꿈의 가격 1억 원을 돌파 후 롤러코스터 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을 두고 전문가들의 설왕설래로 투자자들 역시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이다.

24일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 9300만 원대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달러로는 6만 4337달러(한화 약 8650만 원)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한 이후 9000만 원대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최근 하락세는 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 영향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비트코인 현물 ETF 유출 자금은 △18일 1억 5400만 달러 △19일 3억 2600만 달러 △20일 2억 6100만 달러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레이스케일 GBTC의 자금 유출세를 블랙록 IBT, 피델리티 FBTC 등이 상쇄하지 못한 결과”라며 “신규 매수자 입장에서는 지난 14일부터 둔화된 ETF 자금 유입에 대한 실망으로 투자심리가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을 다시 이끌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결국 기관의 대규모 자금이 현물 ETF에 유입되는 게 관건이란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건 비트코인 반감기”라면서도 “비트코인 반감기로부터의 공급 감소 효과보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부터의 수요 증가 효과가 여전히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기관들의 매도를 기회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1~18일 6억 2300만 달러에 달하는 비트코인 9245개를 추가로 매입했는데, 이를 위해 대규모 전환사채까지 발행했다. 쉽게 말해 빚까지 내며 비트코인을 사들였단 얘기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비트코인 하락세가 오히려 ETF 시장을 회복시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기관에게는 보다 저렴해진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매수의 기회란 이유에서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지난 22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고래(큰손 투자자), 특히 ETF 구매자의 온체인 비용 기준이 약 5만 6000달러”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이 수준으로 떨어지면 ETF로 상당한 유입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 시 일반적으로 최대 30% 하락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트코인 사상 최고치인 7만 3750달러에서 5만 1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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