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극장 테러… 러 “우크라가 배후”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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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200여 명… 관련자 11명 체포
푸틴 “용의자, 우크라이나 월경 시도”
젤렌스키 “인간 쓰레기들, 책임 전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있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이 괴한의 테러로 불타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있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이 괴한의 테러로 불타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를 벌인 용의자들이 하루 만에 전부 체포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23일(현지시간) 나왔다. 사망자는 1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전날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이 사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전날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 후 인화성 액체를 뿌려 공연장 건물에 불을 지르고 현장에서 도주한 상태였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는 핵심 용의자 4명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됐했다.

FBS는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브랸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깝다.

타지키스탄 외무부는 이번 테러 공격에 자국 시민들이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FSB는 추가 공범을 찾아내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검거된 용의자 중 샴숫딘 파리둔은 신원 미상의 ‘전도사’라는 인물로부터 애초 50만 루블(약 730만 원)을 대가로 약속받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그가 실제 전달받은 돈은 그 절반가량에 불과했지만 지시자로부터 ‘나중에 100만 루블(1461만 원)을 주겠다’고 재차 약속받았다고 한다.

사건 조사위원회는 현재까지 테러로 숨진 이들이 총 133명이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 현지 매체는 143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최소 3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며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일은 명백하다. 푸틴과 다른 인간 쓰레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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