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시대' 활짝…마스터스 두 번째 제패·시즌 3승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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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 기록
PGA 투어 통산 9승 달성 쾌거
신예 오베리, 4타 차로 준우승
안병훈, 톱10 좌절 공동 16위
우즈, 16오버파 304타 최하위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정상에 오른 스코티 셰플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정상에 오른 스코티 셰플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셰플러가 15일 마스터스 4라운드 15번 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셰플러가 15일 마스터스 4라운드 15번 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두 번째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셰플러 시대’를 활짝 열었다.

 셰플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첫 번째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셰플러는 이번 시즌 벌써 3개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메이저대회 우승 두 번을 모두 마스터스에서 따냈다. 아울러 그는 PGA 투어 통산 9승째를 올렸다.

 셰플러는 최근 4차례 대회에서 ‘우승-우승-2위-우승’이라는 초상승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골프 황제로 자리 잡을 태세다. 최근 107주 동안 셰플러가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 기간은 83주에 이른다.

 이번 시즌 출전한 9번 대회에서 7차례 톱10에 입상했고 가장 나빴던 순위가 공동 17위였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과 페덱스컵 랭킹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린 셰플러는 세계랭킹에서도 2위와 격차를 더 벌리며 장기 집권 발판을 다졌다. 마스터스 우승 상금 360만 달러를 받은 셰플러는 시즌 상금이 1509만 달러로 늘어났다.

 셰플러는 "침착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면서 "코스에서 인내심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오늘은 중요한 샷과 중요한 퍼트를 모두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만삭의 아내가 산통을 시작하면 순위와 상관없이 기권하고 집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던 셰플러는 이번 대회 코스마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경쟁 선수들을 따돌렸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셰플러는 7번 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잃어 콜린 모리카와, 맥스 호마(이상 미국),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에게 추격을 당했다.

 하지만 셰플러는 8번(파5), 9번(파4), 10번 홀(파4) 연속 버디로 단숨에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오베리와 모리카와는 11번 홀(파4), 호마는 12번 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며 오히려 셰플러의 독주를 도왔다.

 앞서 경기한 오베리가 13번(파5), 14번 홀(파4) 버디로 다시 추격했지만 셰플러는 똑같이 13, 14번 홀 연속 버디로 3타 차를 지켰다. 셰플러는 16번 홀(파3)에서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셰플러는 8번 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세 번째 샷을 홀에 딱 붙여 4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마스터스뿐 아니라 메이저대회에는 처음 출전한 신예 오베리는 우승 경쟁 끝에 준우승(7언더파 281타)을 차지해 ‘차세대 기대주’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오베리는 이날 3언더파 69타를 쳤다.

 모리카와, 호마, 그리고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등이 공동 3위(4언더파 284타)에 이름을 올렸다.

 LIV 골프 선수로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함께 공동 6위(2언더파 286타)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첫날 7언더파 65타를 쳐 선두에 나섰던 디섐보는 2, 3라운드에서 타수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밀렸고 이날 1오버파 73타로 버틴 끝에 톱10에 입상했다. 스미스는 이날 1타를 줄였다.

 공동 9위(이븐파 288타)에 오른 티럴 해턴(잉글랜드)까지 3명의 LIV 골프 선수가 톱10에 진입했다.

 첫 메이저대회 톱10 기대에 부풀었던 안병훈은 3타를 잃고 공동 16위(2오버파 290타)에 만족해야 했다. 안병훈은 2017년 공동 33위였던 마스터스 개인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김주형과 김시우가 나란히 공동 30위(5오버파 293타)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주형은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제출했다. 김시우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22위(4오버파 292타)에 그쳐 그랜드 슬램 달성을 다시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욘 람(스페인)은 공동 45위(9오버파 297타)로 대회를 마쳤다.

 24년 연속 컷 통과의 위업을 달성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5타를 잃고 컷을 통과한 60명 가운데 최하위로 처졌다. 우즈가 제출한 16오버파 304타는 그가 프로 무대에 나선 이후 최악의 스코어다.

 그러나 14개월 만에 정규 투어 대회에서 72홀을 완주해 희망을 남겼다. 우즈는 5월 PGA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우즈는 “전반적으로는 대회를 잘 치렀다. 한동안 정규 투어 대회를 치르지 않았는데도 1, 2라운드는 좋은 경기를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3라운드부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내 나름대로 방식이 있는데 오늘은 그게 안 됐다”고 덧붙였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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