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몰려든 ‘맨발러’ 해운대 모래 밟으며 '우중걷기'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맨발걷기 좋은 도시 부산 선포식
현장 접수 대기 행렬 100m 열기
건강 관련 유튜버 라이브 방송도
일본 지역 언론사도 취재 큰 관심
“비 오는 날은 맨발로 걷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날이에요. 그런데 지금 여기 해운대해수욕장에 축복의 비까지 내리고 있잖아요.”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던 지난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전국에서 몰려든 맨발걷기 마니아 2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해운대 바닷가를 맨몸으로 만끽했다. 부산일보사와 부산시,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BNK금융그룹이 주최하고 부산맨발걷기좋은도시운동본부가 주관한 ‘맨발걷기 좋은 도시 부산 선포식’과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첫 이벤트가 걸음을 뗀 순간이다.
챌린지에 앞서 특강을 한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은 “마치 하늘과 미리 약속이나 한 듯이 전날부터 촉촉이 비가 내린 최고의 날에 행사가 열렸다”며 “부산이 우리나라 최초로 맨발 도시를 선포한 것을 하늘이 축복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축하했다.
취임 후 첫 외부 공개 일정으로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를 선택한 부산상의 양재생 회장은 선포식에서 “된다, 된다, 잘 된다”를 선창한 후 “더 잘 된다”라는 호응을 유도하는 특유의 입담으로 ‘맨발 도시 부산’의 성공을 기원했다. 홍보대사인 개그맨 김준호 씨가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한 참가자가 “잘 생겼다!”고 외치자 “(김)지민이 남자”라고 예비 신부 이름을 거론하는 재치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날 챌린지는 당초 사전 신청자 2000명에다 현장 신청자 250여 명이 더해져 진행됐다. 현장 접수가 시작되는 이날 오후 3시 이전부터 대기줄이 점점 길어져 대기자 행렬이 100m에 달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아내와 함께 오후 1시부터 줄을 섰다는 정관섭(71) 씨는 “부산 바닷가 일곱 곳을 모두 걷는 챌린지에 도전하기 위해 무조건 일찍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을 위해 송도해상케이블카 탑승권을 경품으로 준비한 (주)송도해상케이블카에서는 막대 사탕 5000개를 즉석에서 나눠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맨발걷기, 건강 관련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부산의 맨발 도시 선언을 전국에 알리기도 했다. 자매지인 〈부산일보〉에서 1년간 파견 기자로 근무를 시작한 일본 후쿠오카 서일본신문 히라야마 나루미 기자도 박동창 회장을 인터뷰하는 등 우리나라의 맨발걷기 열풍에 큰 관심을 보였다. 히라야마 기자는 “일본에서는 맨발걷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한국의 맨발 열풍이 일본에 소개되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