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퇴색’ 하동 정두수 가요제…문화제로 확대 개편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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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첫 개최 후 신인가수 등용문 역할
트로트 경연 홍수 속 가치 퇴색…개편 추진
문화제로 확대…추경 통해 예산 확보 나서

지난 2022년 제10회 정두수 가요제 모습. ‘신인가수 등용문’이라는 의미가 퇴색됨에 따라 문화제 확대 개편이 추진된다. 하동군 제공 지난 2022년 제10회 정두수 가요제 모습. ‘신인가수 등용문’이라는 의미가 퇴색됨에 따라 문화제 확대 개편이 추진된다. 하동군 제공

신인 등용문으로 만들어졌지만 최근 들어 그 기능이 쇠퇴한 하동 정두수 가요제가 개편을 추진한다. 단순 가요제에서 문화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동군은 지역 출신 가요계 대표 작사가 정두수 선생을 기념하는 ‘정두수 가요제’를 ‘정두수·정공채 문화제’로 확대 개편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관련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두수 가요제는 지난 2012년 섬진강재첩축제 속 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당초 신인가수 등용문으로 삼아 정두수 선생을 선양할 목적이었는데 최근 다양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 실제 지난해에는 아예 가요제가 열리지도 않았다.

이에 하동군은 정두수 선생과 그의 형이자 시인인 정공채 선생을 동시에 기리는 문화재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개별 행사로서의 인식을 강화하고, 두 선생의 문화적 유산을 선양하는 데 집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지역출신 작사가 정두수 선생(좌)과 시인인 정공채 선생(우) 모습. 하동군 제공 지역출신 작사가 정두수 선생(좌)과 시인인 정공채 선생(우) 모습. 하동군 제공

군은 추가 예산이 확보되면 문화제의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정두수·정공채 문화제 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계획이다. 문화제는 올 하반기 고전면에서 처음 개최되며, 일단 올해는 작은 규모로 시작해 앞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군은 향후 문화제가 활성화되면 두 선생의 가르침을 기리고 지역민이 함께하는 특색 있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승철 군수는 “군민과 함께하는 문화축제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이번 개편을 추진했다”며 “문화예술 향유에 소외된 지역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사가 정두수 선생은 1937년 하동군 고전면 성평리에서 태어나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대중가요계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정 선생은 한국전쟁 직후에는 위로와 희망을, 산업화 시대에는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가사를 써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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