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평양서 밀착행보, 한중은 서울서 만나 ‘견제구’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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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18일 방북 전망…김정은과 정상회담 가질 듯
한국은 18일 중국과 고위급 안보대화…북러 밀착에 견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북한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일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투먼시에서 바라본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역의 모습.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북한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일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투먼시에서 바라본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역의 모습.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북한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날 서울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안보 당국자들이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다. 북·러 정상회담과 한중 고위급 안보대화가 같은 날 이뤄지면서 남북이 ‘외교전’을 펼치는 셈이다.

북러 양국의 공식 발표가 없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방북 날짜는 18일이 될 가능성이 현재까지는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단 푸틴 대통령의 방북 동향을 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24년 만에 평양을 다시 찾는 푸틴 대통령을 최대한 성대히 대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공항에서 직접 푸틴 대통령을 맞이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 인민군 의장대 사열 등으로 예우를 갖춘 뒤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함께 무개차를 타고 북한 주민의 뜨거운 함성과 환호 속에서 두 손을 잡고 인사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시 주석이 방북했을 때에도 카퍼레이드를 했다.

북한은 올해 러시아와 차관급 이상 교류를 18차례나 진행하는 등 대러 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 김 위원장 집권 이래 작년까지 고위급 왕래가 가장 활발했던 2019년에는 제1차 북러 정상회담을 비롯해 18회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채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 같은 빈도로 차관급 이상 교류가 이뤄진 것이다.

북러는 이번 푸틴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 협력을 맺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보 당국과 안보 당국은 최근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이 같은 동향을 파악했다고 한다. 1961년 북한과 소련은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포함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조약은 소련 해체 후 러시아 측 통보에 따라 1996년 폐기됐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18일 한국은 중국과 고위급 안보대화를 갖는다. 한중 고위급 안보대화는 2013·2015년 국장급으로 치러졌다가 지난달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로 차관급으로 격상돼 이번에 열리게 됐다. 이번 행사는 한중이 양자관계나 주변 정세에 대한 입장을 교환하며 관계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 방북 기간에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성사된 데 대해선 중국이 북한에 ‘견제구’를 던지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으로서는 러시아와 한층 밀착하고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촉구하고 한반도 안정을 위한 한중 소통 필요성을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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